사이버 시장에서 한국무역협회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인터넷 무역 등 업계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세계무역센터협회(WTCA)내에서도 영향력이 급감,무역업계의 구심적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무역업체의 모임인 글로벌커머스협회(GCA)가 최근 산업자원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고 내달초 법인설립식을 가질 예정이다.

GCA는 지난달 산업자원부가 개최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관련 세미나에서 인터넷 무역부문의 토의내용과 참가업체 선정 등 사실상 사이버 무역과 관련한 무역협회의 역할을 대신했다.

반면 무협은 GCA 출범에 자극받아 사이버무역팀을 신설하는데 그쳤다.

올해 무협과 무협 자회사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에서 각각 분사한 EC21과 EC플라자 등이 GCA회원으로 등록돼 사실상 사이버 무역과 관련된 사업수단을 상실한 상태다.

오히려 GCA가 사이버무역협회라는 법인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산자부에 강력히 요청,논란을 빚기도 했다.

EC플라자의 경우 분사시기를 놓쳐 안정된 성장기반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까지 했다.

세계무역센터협회(WTCA) 한국 지부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무역 표준화시스템인 트레이드카드(TC)와 월드트레이드센터 유니버시티(WTCU) 등 WTA가 추진중인 사업의 국내사업권은 현재 모두 국내 민간업체가 가지고 있다.

또 WTCA의 웹사이트에는 지난해에 사임한 구평회 전 회장이 상임이사로 그대로 소개돼 있는 등 WTCA내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단체의 등장과 협회 의무가입제의 폐지 등에 따른 독점적 지위의 상실로 경제단체의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지고 있다"며 "거창한 구호보다는 회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무협의 경우 올해부터 수출입업체의 무역협회 가입의무가 폐지되면서 무역업 신규등록업체중 회원가입율이 40%를 밑돌고 있다.

<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