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8일 국회 정상화의 시급성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개회 조건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계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양당 3역회의를 제의한후 단독국회도 불사하겠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선사과"라는 전제조건을 거듭 주장하고 단독국회 강행시 등원을 거부하겠다며 맞섰다.

◆민주당=약사법 처리를 매개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야당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되 한나라당이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 제출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는 31일 임시국회를 열어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법 등 다른 법안과 분리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정균환 원내총무는 "약사법은 여야 영수회담의 합의사항이므로 정치적 이견이 없다"고 전제한뒤 "임시국회를 열어 야당과 같이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옥두 사무총장과 이해찬 정책위의장이 한나라당에 양당3역 회의를 제안하는 등 다양한 협상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단독국회에 대비해 사회권 및 의결정족수 확보 등의 사전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무 등은 비교섭단체 의원 4명과 일일이 접촉해 협조약속을 받았고,이날 일본 방문길에 오른 김종필 명예총재 등 자민련 의원들도 31일 국회가 열릴 경우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민주당이 제안한 양당 3역회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정상화 선행조건을 거듭 요구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을 통해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와 무효선언,재발방지 약속,이 총재에 대한 밀약설 유포에 대한 사과가 이뤄진다면 내일이라도 개원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우리당은 등원할 수 없다"며 등원 거부 의사도 표명했다.

이회창 총재의 한 측근은 "명분 없이는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언급,일정수위 이상의 여당측 사과를 등에 업고 민생국회에 참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 때문인지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하는데 민주당은 우리에게 사과하라고 덮어씌우고 있다"(목요상 정책위의장),"여권은 사과문제를 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갈팡질팡하고 있다"(김기배 사무총장)고 비난하는 등 여권의 사과태도를 꼬집었다.

그러나 임시국회조기 개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정태웅.김미리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