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벤처를 살리자] (상) '대란說'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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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벤처기업 1백개 가운데 몇 개만 살아도 성공으로 본다.
그런데 한국은 99개가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이같은 지적은 현재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대란설''의 본질을 잘 나타내 준다.
원래 리스크가 큰 벤처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사라지는 과정을 총체적인 위기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벤처가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엔진이라는 기대 속에 과대평가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대에 못미치자 실망도 그만큼 커졌다.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과 기인텔레콤 주식상납 파문같은 도덕적 해이로 야기된 ''벤처불신론''도 이같은 위기론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벤처대란설이 확산돼 벤처금융계에 돈줄이 막힐 경우 멀쩡한 벤처업체마저 ''도매금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정확한 정책판단을 해야 하고 벤처금융업계는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시점이다.
◆ 위기론의 실체 =벤처 대란설은 지난 4월부터 감지되기 시작한 자금난에서 시작됐다.
올초 ''과열''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털들은 신규 투자를 뚝 끊었다.
"창업투자회사들은 인터넷의 ''인''자라는 말만 들어도 먼저 고개부터 젓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닷컴기업들은 "마냥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개발비와 광고비를 펑펑 썼다. 그런데 이제 투자유치를 할 수 없어 막막하다"거나 "수익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돈줄이 막힌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한다.
낮은 프리미엄으로 간신히 투자자금을 받거나 대기업과의 제휴 등으로 새로운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력 없는 일부 닷컴기업과 기술력 없이 간판만 내세우던 ''무늬만 벤처''는 퇴출되거나 정리되는 수순을 따르고 있다.
이것이 ''벤처위기론''의 실체다.
인터넷과 오프라인 슈퍼마켓을 묶는 통합 쇼핑몰로 꽤 유명하던 알짜마트닷컴(www.alzzamart.com.대표 박성현)이 최근 서비스 중단을 발표해 설마하던 위기론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끝없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닷컴기업들이 쓰러진다는 충격이 벤처산업 전체의 ''위기론''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드림벤처캐피탈의 이태영 이사는 분석했다.
◆ 정말 위기인가 ="벤처업계의 구조조정 회오리는 하반기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
하반기에 일부 벤처기업들이 문을 닫는다듣가 M&A(인수합병)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음거래를 하지 않아 부도가 나지 않았을 뿐 상당수 닷컴기업들은 사이트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돈이 바닥났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 괜찮은 곳은 자금력 있는 선발 벤처기업이나 대기업들이 대거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미창업투자 이영민 부장은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위기론''을 통한 옥석가리기가 건전한 벤처문화를 자리잡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수익성은 외면한채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출혈 경쟁하는 풍토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종현 액토즈소프트 사장은 말했다.
자금 흐름도 다시 원활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벤처캐피털 업계 중론이다.
이부호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많은 창업투자회사들이 오히려 현 상황을 좋은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끝나면 경쟁력 있는 벤처로 다시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창투사들이 투자를 자제하면서도 인력을 보강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등 공격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그런데 한국은 99개가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이같은 지적은 현재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대란설''의 본질을 잘 나타내 준다.
원래 리스크가 큰 벤처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사라지는 과정을 총체적인 위기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벤처가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엔진이라는 기대 속에 과대평가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대에 못미치자 실망도 그만큼 커졌다.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과 기인텔레콤 주식상납 파문같은 도덕적 해이로 야기된 ''벤처불신론''도 이같은 위기론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벤처대란설이 확산돼 벤처금융계에 돈줄이 막힐 경우 멀쩡한 벤처업체마저 ''도매금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정확한 정책판단을 해야 하고 벤처금융업계는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시점이다.
◆ 위기론의 실체 =벤처 대란설은 지난 4월부터 감지되기 시작한 자금난에서 시작됐다.
올초 ''과열''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털들은 신규 투자를 뚝 끊었다.
"창업투자회사들은 인터넷의 ''인''자라는 말만 들어도 먼저 고개부터 젓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닷컴기업들은 "마냥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개발비와 광고비를 펑펑 썼다. 그런데 이제 투자유치를 할 수 없어 막막하다"거나 "수익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돈줄이 막힌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한다.
낮은 프리미엄으로 간신히 투자자금을 받거나 대기업과의 제휴 등으로 새로운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쟁력 없는 일부 닷컴기업과 기술력 없이 간판만 내세우던 ''무늬만 벤처''는 퇴출되거나 정리되는 수순을 따르고 있다.
이것이 ''벤처위기론''의 실체다.
인터넷과 오프라인 슈퍼마켓을 묶는 통합 쇼핑몰로 꽤 유명하던 알짜마트닷컴(www.alzzamart.com.대표 박성현)이 최근 서비스 중단을 발표해 설마하던 위기론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끝없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닷컴기업들이 쓰러진다는 충격이 벤처산업 전체의 ''위기론''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드림벤처캐피탈의 이태영 이사는 분석했다.
◆ 정말 위기인가 ="벤처업계의 구조조정 회오리는 하반기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
하반기에 일부 벤처기업들이 문을 닫는다듣가 M&A(인수합병)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음거래를 하지 않아 부도가 나지 않았을 뿐 상당수 닷컴기업들은 사이트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돈이 바닥났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 괜찮은 곳은 자금력 있는 선발 벤처기업이나 대기업들이 대거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미창업투자 이영민 부장은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위기론''을 통한 옥석가리기가 건전한 벤처문화를 자리잡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수익성은 외면한채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출혈 경쟁하는 풍토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종현 액토즈소프트 사장은 말했다.
자금 흐름도 다시 원활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벤처캐피털 업계 중론이다.
이부호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많은 창업투자회사들이 오히려 현 상황을 좋은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끝나면 경쟁력 있는 벤처로 다시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창투사들이 투자를 자제하면서도 인력을 보강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등 공격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