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투자클리닉원장(한경머니 자문위원) >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는 타임머신으로 과거와 미래를 부지런히 넘나드는 영화다.

여기서 악역 밥(Bob)은 미래로부터 책 한 권을 몰래 감춰와 50년 전의 자신에게 갖다준다.

바로 스포츠 올머낵(Sports Almanac), 각종 경기결과를 모은 통계집이다.

젊은 밥(Bob)은 이를 이용,스포츠 도박으로 거부가 되어 한동안 군림한다.

패를 알고치는 고스톱의 엄청난 위력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소자본 회사를 골라 소위 주식으로 "작전"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단 한번 성공으로 평생 팔자를 고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게 싫은 대다수 선량한 투자자들은 늘 미래가 궁금해 안달이다.

멀쩡한 그래프에 요리조리 선을 그어 쑥대밭을 만들면서까지 내일을 점쳐본다.

전문가 뺨치는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정보로 경기전망도 해본다.

700번 유료전화도 걸어보고,정 답답하면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기도 한다.

만일 진짜로 타임머신이 발명되면 이젠 만사를 제쳐놓고 거기가서 줄을 설 것이다.

그리곤 거금의 탑승료도 마다 않고 "미리 보는 주가"를 향해 미래로 날아갈 것이다.

그래서 신기한 미래세계 또한 주식으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1분 뒤라도 미래를 볼 수가 없다.

불법이 아니고선 미리 주가를 아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타임머신을 타고 다니는 신비로운 인물들이 있다.

마치 미래를 보고 온 듯이 예측이 현실로 되고 그래서 영향력이 인정되는 사람들 말이다.

예를 들면,최근 보도된 "그린스펀(Greenspan)을 비롯한 미국의 4인방"같은 이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계속 잘 맞추고,그럼으로써 영향력을 지속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한번 논리적으로 따져 보자.

가령 "초반엔 공급물량 과다로 조정,물량소화후 후반에 강한 상승"이라는 예상을 보자.

만일 진정 힘있는 인사가 그 말을 했다면 시장은 절대로 초반에 조정을 안 받는다.

어차피 상승할 장인데 조정받는다 할 때 사 둬야지 하는 심리로 초반부터 뜬다.

또한 "전강후약의 전형적인 약세장이므로 반등시마다 매도하라"는 충고는 어떤가.

마찬가지 논리로 이 경우 절대 반등은 없다.

그 사람 말에 겁먹은 투자자들이 반등도 하기전에 마구 갖다 때릴 것이기 때문이다.

전강후약이 아니라 전반부터 약세다.

그러면 "지금 1만원짜리 주식이 수익성 호전으로 연말엔 3만원 갈 것"이라는 예상은 과연 실현될까.

결코 그렇게 안된다.

왜냐하면 그말이 나오는 순간 곧바로 3만원을 향해 돌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가 생각해보면 이 주가는 결코 3만원까지 갈 수도 없다.

3만원이 되면 때릴 사람들이 많은데 기다리면 나만 바보다.

그래서 2만5천원에,또 그 보다 더 낮은 가격에 영악한 매도세력들이 포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영향력있는 전문가들은 바로 그 "영향력"때문에 예측이 빗나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예측이 점점 틀림에 따라 영향력은 줄어들고 시장은 또 다른 "족집게"에게로 눈을 돌린다.

그리고 그도 역시 족집게로 자리매김 하는 그 순간 "헛집게"로 미끄러져 내리고...

그렇게 쳇바퀴는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은 참으로 아이러니컬(ironical)한 곳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은 맞출 수가 없으니 힘센 바보다.

말한 대로 딱 들어맞는 사람은 영향력이 없었다는 증거니 힘없는 천재다.

그렇다면 둘다 갖춘 이는 없는가.

탄탄한 근육질의 하바드(Harvard)수석 졸업생 말이다.

타임머신(Time machine)의 유일한 탑승자,바로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