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벤처의 浮沈 .. 김영봉 <중앙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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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벤처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작년 이맘때부터일 것이다.
정부는 수만개의 벤처기업을 탄생시켜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사명(使命)을 천명하고 국민의 벤처투자를 독려했다.
언론매체들은 벤처로 대박을 튼 기업가와 투자자 얘기를 앞다퉈 다뤘다.
대기업사원은 회사를 떨치고,대학생은 중퇴하고,아주머니들은 빚을 얻어 사업가로 투자자로 이 벤처행 대열에 참여했다.
급히 끓는 죽은 많은 거품을 만들게 마련이다.
금년초 천장을 찌르던 코스닥 벤처주가는 반년이 안돼 수두룩하게 반의 반쪽도 건지지 못하도록 추락했다.
그런데 아직도 거품이 다 걷힌 것이 아닌 모양이다.
지난 1년사이의 이와 같은 한국벤처의 에픽에서 미풍(微風)에 부화뇌동하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다시 본다.
그것은 좋은 것을 보면 욕심껏 손을 대 그 끝을 보고마는,말하자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어이 죽이고 마는 성격이다.
벤처산업은 말할 수 없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앞장서 ''육성할''의지를 보인 때부터 이것은 과거의 때묻은 기업문화로부터 벗어나 한국의 새 산업으로 등장할 기회를 잃게 됐다.
그리고 갑작스레 환상이 깨진 지금 그동안 심혈을 바친 벤처든,재테크만 일삼던 벤처든 모두 의혹과 냉대의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의 현황은 벤처산업의 본질이 잘못 이해된데서 출발한다.
벤처산업 특성은 경쟁과 소멸로 축약된다.
아이디어와 기술이 자본인 벤처산업은 자본과 시장조직상의 기득권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무한한 경쟁자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한다.
온라인 시장에서 공급은 무한이고 수요자는 무한의 선택을 보장받기 때문에 서비스의 엄청난 특화와 차별이 없는 한 벤처기업은 수요자의 이목을 끌 수 없다.
그러므로 이른바 수익성있는 모델을 찾기 어렵고,찾는다고 해도 엄청난 노력으로 최신 최량의 공급을 유지해야 하며,그런데도 내일은 새로운 도전자가 빼앗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없는 노력의 투입이 필요하지만 그 대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그만큼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성공한 몇 개 기업은 엄청난 수익을 향유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벤처산업이 모두 성공하리란 환상을 심어줬다.
역사와 기술및 시장기반을 갖춘 미국서도 벤처기업 생존율이 10%가 안된다는데,한국은 모든 벤처가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며 걸음마를 시작한 것이다.
벤처펀드는 밀물처럼 쏟아졌고 벤처자본이 디지털이나 인터넷의 이름붙은 투자를 따라다녔다.
이같은 벤처환경에서 옥석이 구분될 리 없다.
새로운 도전자에게 인자한 자금환경은 절체절명의 의식보다 안일을 키운다.
낙관적 기대는 벤처캐피털에게 일확천금을 꿈꾸게해 기술기반의 벤처에 대한 장기적 투자보다 PR과 외형 부풀리기에 능한 기업을 선호하게 한다.
성공한 벤처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얻으면서 이제 주업무가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다.
그간 코스닥시장의 펀드매니저가 매수되고 한전 임직원에게 상장될 벤처주식이 분배되는 일도 있었다.
벤처산업은 그 투자행태를 포함해 그 의식과 관행이 전통산업의 전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벤처붐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를 평가절하할수는 없다.
한국사회에서 온라인 디지털 닷컴 등은 이제 삼척동자도 구사하는 식탁 용어가 됐다.
우리경제가 재혁신이 필요하던 때에 벤처열풍은 이른바 온라인 시장부문을 비약적으로 확대시키고,연쇄적으로 오프라인산업부문 전반의 기술과 시스템이 진일보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부수적으로 벤처투자열풍은 증시를 폭발시켜 침체에 빠졌던 경제에 활력소를 제공하는 역할도 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은 향후 벤처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웅변한다고 하겠다.
많은 고통의 과정이 있겠지만 한국의 벤처산업은 정상적인 선택과 도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욕심을 부려 시장선택 과정에 개입하는 건 오히려 이 산업의 성장환경을 왜곡시킬뿐이다.
이것은 벤처기업가나 투자자,일반 국민도 모두 인식하고 향후 현명하게 적응해야 할 점인 것이다.
kimyb@cau.ac.kr
정부는 수만개의 벤처기업을 탄생시켜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사명(使命)을 천명하고 국민의 벤처투자를 독려했다.
언론매체들은 벤처로 대박을 튼 기업가와 투자자 얘기를 앞다퉈 다뤘다.
대기업사원은 회사를 떨치고,대학생은 중퇴하고,아주머니들은 빚을 얻어 사업가로 투자자로 이 벤처행 대열에 참여했다.
급히 끓는 죽은 많은 거품을 만들게 마련이다.
금년초 천장을 찌르던 코스닥 벤처주가는 반년이 안돼 수두룩하게 반의 반쪽도 건지지 못하도록 추락했다.
그런데 아직도 거품이 다 걷힌 것이 아닌 모양이다.
지난 1년사이의 이와 같은 한국벤처의 에픽에서 미풍(微風)에 부화뇌동하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다시 본다.
그것은 좋은 것을 보면 욕심껏 손을 대 그 끝을 보고마는,말하자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어이 죽이고 마는 성격이다.
벤처산업은 말할 수 없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앞장서 ''육성할''의지를 보인 때부터 이것은 과거의 때묻은 기업문화로부터 벗어나 한국의 새 산업으로 등장할 기회를 잃게 됐다.
그리고 갑작스레 환상이 깨진 지금 그동안 심혈을 바친 벤처든,재테크만 일삼던 벤처든 모두 의혹과 냉대의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의 현황은 벤처산업의 본질이 잘못 이해된데서 출발한다.
벤처산업 특성은 경쟁과 소멸로 축약된다.
아이디어와 기술이 자본인 벤처산업은 자본과 시장조직상의 기득권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무한한 경쟁자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한다.
온라인 시장에서 공급은 무한이고 수요자는 무한의 선택을 보장받기 때문에 서비스의 엄청난 특화와 차별이 없는 한 벤처기업은 수요자의 이목을 끌 수 없다.
그러므로 이른바 수익성있는 모델을 찾기 어렵고,찾는다고 해도 엄청난 노력으로 최신 최량의 공급을 유지해야 하며,그런데도 내일은 새로운 도전자가 빼앗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없는 노력의 투입이 필요하지만 그 대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그만큼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성공한 몇 개 기업은 엄청난 수익을 향유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벤처산업이 모두 성공하리란 환상을 심어줬다.
역사와 기술및 시장기반을 갖춘 미국서도 벤처기업 생존율이 10%가 안된다는데,한국은 모든 벤처가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며 걸음마를 시작한 것이다.
벤처펀드는 밀물처럼 쏟아졌고 벤처자본이 디지털이나 인터넷의 이름붙은 투자를 따라다녔다.
이같은 벤처환경에서 옥석이 구분될 리 없다.
새로운 도전자에게 인자한 자금환경은 절체절명의 의식보다 안일을 키운다.
낙관적 기대는 벤처캐피털에게 일확천금을 꿈꾸게해 기술기반의 벤처에 대한 장기적 투자보다 PR과 외형 부풀리기에 능한 기업을 선호하게 한다.
성공한 벤처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얻으면서 이제 주업무가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다.
그간 코스닥시장의 펀드매니저가 매수되고 한전 임직원에게 상장될 벤처주식이 분배되는 일도 있었다.
벤처산업은 그 투자행태를 포함해 그 의식과 관행이 전통산업의 전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벤처붐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를 평가절하할수는 없다.
한국사회에서 온라인 디지털 닷컴 등은 이제 삼척동자도 구사하는 식탁 용어가 됐다.
우리경제가 재혁신이 필요하던 때에 벤처열풍은 이른바 온라인 시장부문을 비약적으로 확대시키고,연쇄적으로 오프라인산업부문 전반의 기술과 시스템이 진일보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부수적으로 벤처투자열풍은 증시를 폭발시켜 침체에 빠졌던 경제에 활력소를 제공하는 역할도 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은 향후 벤처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웅변한다고 하겠다.
많은 고통의 과정이 있겠지만 한국의 벤처산업은 정상적인 선택과 도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욕심을 부려 시장선택 과정에 개입하는 건 오히려 이 산업의 성장환경을 왜곡시킬뿐이다.
이것은 벤처기업가나 투자자,일반 국민도 모두 인식하고 향후 현명하게 적응해야 할 점인 것이다.
kimyb@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