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자동차메이커 포드가 10년안에 시스코를 능가하는 신경제 간판스타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포드가 도전장을 낸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올초 나스닥 첨단기술주 붐을 주도한 신경제의 대명사.

미국의 경영전문 격주간 포브스지는 최근호(7월17일)에서 포드가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주문접수부터 생산 배달까지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전자데이터익스체인지(EDI) 시스템을 그룹전체에 도입, 비용과 시간낭비를 혁신적으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포드의 인터넷전략을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켈리는 "10년안에 부품공급업체들을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로 묶고 고객관리는 기업소비자간(B2C) 상거래를 중심으로 개편, 생산및 판매라인의 군살을 빼겠다"고 말했다.

"생산비용을 대폭 줄이고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포드는 최근 그 1단계로 제너럴모터스(GE) 다임러크라이슬러 르노닛산 등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과 함께 세계 최대 B2B 합작벤처가 될 코비신트의 설립을 발표했다.

10년 계획의 초석을 닦은 셈이다.

코비신트의 탄생은 90년대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했던 베이비붐세대(2차대전이후 출생자)에서 Y세대(14~24세)로 소비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레디메이드로 쏟아지는 검정색이나 흰색차를 싸다는 이유로 구입해 주지 않는다.

자주색 노란색에 이중컬러까지 취향도 가지각색인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길은 대량생산이 아닌 맞춤판매로 가는 길 뿐이다.

포드가 내린 결론은 자동차를 인터넷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

EDI를 도입하면 소비자가 웹상에서 주문을 내는 즉시 차종 색깔 옵션 등의 모든 정보가 차체제작팀 도색팀 운송팀에 동시에 알려진다.

복잡한 판매망을 거치는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생산지체를 막기위해 검은색 자동차를 대량생산해 놓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소비자는 주문변경이나 도료구입에 대한 추가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원하는 차를 얻을 수 있다.

포드는 이미 좌석 바퀴 브레이크 등 큰 덩어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과 EDI시스템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

커비신트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5만여개의 소형부품업체 모두를 이 시스템 아래 묶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자동차가 구경제를 대표해온 이유중 하나는 복잡한 생산과정과 판매망으로 추가되는 비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값중 철 페인트 플라스틱 등 원재료는 16%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EDI가 상용화될 경우 포드차 한대를 사기위해 소비자가 지불해야하는 주문비 1백50달러는 10분의 1인 15달러로 대폭 줄어든다고 포드측은 설명한다.

포드는 또 공룡산업의 이미지를 벗기위해 소비자와의 간격을 좁히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잭 내서 최고경영자(CEO)가 주장해온 "소비자접촉(Consumer Contact)"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는 소비자대상 마케팅회사 텔레테크와 손잡고 페르셉타라는 애프터서비스 전문벤처회사를 만들었다.

포드가 파는 차 한대마다 차의 특성및 고객신상을 조사, 철저한 고객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포드는 잠재고객인 10대들도 고객명단에서 빠뜨리지 않기 위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중이다.

10대 전문 포털사이트인 볼트닷컴 방문자를 대상으로 "렉서스와 재규어중 어느 차가 더 멋있나" "환경을 위해 어떤 차가 더 좋을까" 등을 물어보고 그 정보를 차곡차곡 모아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