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앉는
겨울 날의 송이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 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을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 약력=1954년 광주 출생,시집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