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를 향한 끝없는 몸부림..박상우씨 창작집 '사탄의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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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을 떠난 지 어느덧 십년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세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으로 묶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사탄의 마을''이 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다"
소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의 작가 박상우(42)씨가 창작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문학동네)를 펴냈다.
''혈관속의 독이 소설의 악마적 질료가 되기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로 걸어온 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동성애를 목격하는가 하면(단편 붉은 달이 뜨는 풍경) 자기를 쫓아내는 애인을 목졸라 죽인다(내 혈관속의 창백한 詩).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내 마음의 옥탑방''은 시지프의 신화를 소설적으로 변주한 작품.
지상의 방 한 칸이 하필이면 달동네 3층 양옥 옥탑방이다.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여자는 밤마다 공중에 떠있는 그 방으로 돌아온다.
여자의 꿈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
아파트 17층 형 집에 얹혀사는 남자는 그녀를 도울 수 없다.
남자의 꿈은 오히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남녀는 세속적인 방법으로 현실에 안착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인가.
희망없는 노동을 죄악시하는 세계에서 옥탑방은 항상 깨어서 높은 곳을 바라보라는 시지프의 메시지라고 작가는 말한다.
''당신은 환상이 많은 여자로군요.인간과 사랑과 세상과 미래에 대해.실내에 앉아서도 비를 맞는 당신,마음 밑자리에 물기 마를 날 없군요''
비내리는 이곳이 사탄의 마을인 것은 어둠에 물든 영혼은 빛이 아니라 어둠에서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위악(僞惡)을 꿈꾸는 저주받은 영혼이 지하 카타콤에 이르렀을 때 묘지기는 말한다.
''폐허가 된 풍경을 네 쾌락의 발판으로 삼지마.네가 폐허의 풍경을 보지 못해도 나는 네 속에 폐허의 풍경으로 남아있을 거야''
문학평론가 김미현씨는 "박씨의 소설은 ''집''을 찾기 위한 ''길''로 이뤄진 공간의 시학"이라며 "마음의 옥탑방에서 지하 카타콤까지의 험난한 여정이 이번 소설집"이라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씨도 "신들의 멸시를 ''멸시''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시지프의 모습은 박상우 자신과 닮아있다"고 말했다.
박상우씨는 1988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소설집 ''독산동천사의 시''장편 ''호텔 캘리포니아''등을 상재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
그동안 내가 세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으로 묶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사탄의 마을''이 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다"
소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의 작가 박상우(42)씨가 창작집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문학동네)를 펴냈다.
''혈관속의 독이 소설의 악마적 질료가 되기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로 걸어온 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동성애를 목격하는가 하면(단편 붉은 달이 뜨는 풍경) 자기를 쫓아내는 애인을 목졸라 죽인다(내 혈관속의 창백한 詩).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내 마음의 옥탑방''은 시지프의 신화를 소설적으로 변주한 작품.
지상의 방 한 칸이 하필이면 달동네 3층 양옥 옥탑방이다.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여자는 밤마다 공중에 떠있는 그 방으로 돌아온다.
여자의 꿈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
아파트 17층 형 집에 얹혀사는 남자는 그녀를 도울 수 없다.
남자의 꿈은 오히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남녀는 세속적인 방법으로 현실에 안착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인가.
희망없는 노동을 죄악시하는 세계에서 옥탑방은 항상 깨어서 높은 곳을 바라보라는 시지프의 메시지라고 작가는 말한다.
''당신은 환상이 많은 여자로군요.인간과 사랑과 세상과 미래에 대해.실내에 앉아서도 비를 맞는 당신,마음 밑자리에 물기 마를 날 없군요''
비내리는 이곳이 사탄의 마을인 것은 어둠에 물든 영혼은 빛이 아니라 어둠에서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위악(僞惡)을 꿈꾸는 저주받은 영혼이 지하 카타콤에 이르렀을 때 묘지기는 말한다.
''폐허가 된 풍경을 네 쾌락의 발판으로 삼지마.네가 폐허의 풍경을 보지 못해도 나는 네 속에 폐허의 풍경으로 남아있을 거야''
문학평론가 김미현씨는 "박씨의 소설은 ''집''을 찾기 위한 ''길''로 이뤄진 공간의 시학"이라며 "마음의 옥탑방에서 지하 카타콤까지의 험난한 여정이 이번 소설집"이라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씨도 "신들의 멸시를 ''멸시''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시지프의 모습은 박상우 자신과 닮아있다"고 말했다.
박상우씨는 1988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소설집 ''독산동천사의 시''장편 ''호텔 캘리포니아''등을 상재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