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벤처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를 떠돌며 중국 인터넷기업에 유입되기를 기다리는 미국의 벤처자금만도 현재 10억달러를 넘는다.

지난해엔 수억달러의 미국자금이 중국 닷컴기업에 투입됐다.

미 벤처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미국투자가들이 13억 인구의 중국 인터넷시장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나스닥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중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벤처투자가들에겐 장년기에 접어든 미국 벤처시장보다 태동기에 있는 중국 벤처시장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중국의 벤처기업을 잘 키운 후 나스닥에 상장시키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다.

미국 벤처투자가들은 중국의 인터넷기업 창업자들이 미국에서 공부할때 맺어둔 인맥 등을 통해 중국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때로는 대규모의 ''집단미팅''을 통해 투자대상을 찾기도 한다.

얼마전 상하이의 한 레스토랑에서 젊은 남녀 2백여명이 모였다.

자금이 필요한 사람은 가슴에 빨간색 표지를 달고, 벤처투자가들은 초록색 표지를 달았다.

대화를 통해 서로 조건이 맞으면 거래가 이뤄진다.

하룻밤 사이 수천만달러의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미국 벤처자금 수혜자는 주로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미국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자본주의 마인드''를 가진 젊은층이다.

이들은 젊음과 든든한 자금력으로 이념에 사로잡힌 기성세대보다 사업수완이 한수 위다.

따라서 미국 벤처자금을 등에 업고 인터넷에 성공하는 젊은층이 많아질수록 중국에도 ''미국식 신경제''가 힘을 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70년대 말 태동하기 시작한 중국의 사영기업이 새로운 도약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미국 벤처자금이 중국경제에 깊숙이 침투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다.

돈의 성격도 유동적이다.

중국 정부의 만만디 정책도 문제다.

지원을 받은 이들 기업이 실질적 수익을 내지 못하면 급격히 몰려온 벤처자금이 다시 썰물처럼 빠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