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합의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우선 장관급 회담의 시급한 과제인 분야별 협력과제 선정 및 이를 실천하기 위한 기구구성 문제는 어느 정도 인식만 같이 한 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남측이 제기한 임진강 공동수방사업, 말라리아 공동방역 등도 합의하지 못했다.

군사적 긴장완화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것도 아쉽다.

남측은 당초 군사당국간 핫라인 개설과 군사훈련 상호참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회담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은 공동선언에서 언급된 수준의 반응만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방안에 대해서는 북측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지만 회담이 횟수를 거듭하면서 수면위로 떠오를 사안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쉽게 합의될 것으로 예상했던 문화.체육분야의 협력과제는 공동보도문에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민간차원에서 충분히 하고 있으므로 당국간 회담에서 거론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지만 시드니 올림픽 공동입장 등은 시급한 사안이다.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은 남북공동선언 실천의 첫 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