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홍요섭씨는 연예인중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친다.

특수부대 복무시절부터 익힌 스쿠버다이빙으로 단련된 몸과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골프에 천부적인 자질을 보이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3백야드를 넘을 정도의 엄청난 장타자다.

임진한 프로와 라운드할 때 임 프로보다 40야드 더 나갔다고 한다.

홍씨는 입문 1년6개월 만에 ''싱글''이 됐다.

골프에 그리 푹 빠지지도 않았고 그냥 취미삼아 쳤다.

10년 넘게 ''싱글''소리를 들어왔지만 골프용어 자체가 생소할 정도로 골프보다 스쿠버다이빙에 더 미쳐왔다.

6개월 정도 방송출연을 하고 나머지는 운동에 전념한다는 홍씨는 2∼3년 전부터 새롭게 골프에 눈을 떴다고 한다.

"70대에 진입하니까 이븐파나 언더파를 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하게 됐죠.어떤 정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후 그는 골프이론과 레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골프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된 지 2년여 만에 주위의 권고로 세미프로테스트에 응시했다.

올 봄 첫 도전에서 예선을 6등으로 통과했다.

너무 자신만만했던지 본선에선 보기좋게 고배를 마셨다.

"별로 준비를 하지 않았죠.컨디션 조절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방송출연하면서 본선을 치렀더니 역시 안되더군요"

홍씨는 지난달 두번째 프로테스트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3개월간 착실히 준비했다.

불운인지 전날 어머니가 급성맹장염을 앓아 밤을 꼬박 새우고 시합에 나갔다.

초반부터 트리플과 더블보기를 연달아 하면서 결국 4오버파로 1타차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그는 ''싱글''에도 5단계가 있다고 했다.

잘치면 75타,못치면 85타 치는 게 1단계고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을 오르락내리락하면 2단계다.

75∼79타는 3단계,70대 초반은 4단계,언더파와 2오버파 사이는 5단계라는 것.

"1단계 골퍼는 드라이버샷 OB가 있습니다.2단계는 어프로치샷 실수가 있습니다.3단계는 퍼팅과 관련이 있고 4단계는 보기홀에서 보기를 하지 않으려는 유혹에 빠집니다.5단계는 실력보다 컨디션 조절과 동반자,코스 매니지먼트 등에 달려 있습니다"

그 자신도 오랫동안 10타차 등락이 있었다.

그러나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스코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8홀 내내 드라이버를 한번도 쓰지 않을 수 있고,파 5홀에서도 7번아이언으로 티샷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것이다.

목표를 정해 놓고 치는 ''타깃 골프''를 하면서 스코어가 안정돼 요즘은 2오버파를 넘지 않는다.

홍씨는 앞으로 4∼5년간 골프를 더 열심히 배운 뒤 곧 창설될 시니어투어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 전에 프로자격을 따고 2부투어에 출전해 대회경험을 쌓을 생각이다.

그는 "올 겨울에는 전지훈련이라도 갔다올 생각입니다"라며 새로운 각오를 내비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