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나로통신과 북한 삼천리총회사간에 이뤄진 계약은 남북한 통신 임가공분야 민간협력의 첫 결실로 향후 남북한 통신협력이 본격화되는 기틀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7월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은 이번 합의가 특히 남북한 정보통신분야 협력의 시험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하나로통신이 북측과 합의한 내용은 크게 세가지.디지털가입자망(ADSL) 핵심부품의 임가공 생산과 북한이 강점을 가진 바둑게임 등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판권 계약,발신자표시 전화기 생산 등이 그것이다.

신 사장은 ADSL 생산의 경우 임가공 형태로 시작해 점차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우수한 인력과 하나로통신의 기술을 결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신 사장은 특히 북한에서의 임가공 생산에 국내의 기술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들과 동반 진출키로 하고 몇개 벤처기업과 가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는 북한에서 통신사업을 벌이더라도 경제성이 있어야 합니다.

북한의 우수 인력과 상대적으로 값싼 인건비를 감안하면 비용 절감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신 사장은 "북한은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과 컴퓨터 이론 등 기초과학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를 남한의 하드웨어 기술 및 산업화 기술과 접목할 경우 국제경쟁력을 가진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현재 남북간 통신분야 협력을 위해 "통신망을 설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통신기술 표준화"라며 "이는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포항을 통해 자재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육로를 통한 것보다 4배 정도 비싸다"며 "육로 운송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나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이번 방북기간중 만난 북한의 관리와 기업인들 대부분이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있었으며 한경을 통해 남한의 경제뉴스와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