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시트도 디자이너가 만들면 다르다(?)''

최근 패션의 고급화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유명 디자이너나 의류브랜드의 이름이 붙여진 홈컬렉션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캘빈클라인 겐조 베르사체 등 디자이너 홈컬렉션 제품들은 일반 침구에 비해 2∼3배 높은 값인데도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홈컬렉션 전문가 권해경(데코 텔레그라프홈 사업부) 이사는 "최근의 소비자들은 패션쇼핑을 통해 단순히 옷만 구입하기보다는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받길 원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겐조 마니아는 그 브랜드의 컨셉트를 자신의 생활에도 적용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현재 영업중인 디자너스 홈컬렉션 브랜드는 20여개.

올 가을에 트루사르디 소니아리키엘 블루마린 등의 브랜드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조르지오아르마니홈과 프라다홈이 내년 초 새로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다.

<> 수입 디자이너 홈컬렉션

의류시장에서의 명성과 이미지를 홈패션에서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로는 캘빈클라인과 랄프로렌 버버리 미소니 등을 꼽을 수 있다.

젠(禪)스타일의 유행을 이끌고 있는 캘빈클라인홈은 차분한 모노톤 컬러와 단순한 문양, 깨끗한 선(線)비례 등이 특징이다.

올 가을제품의 주색상은 보랏빛과 청색계열.

동양적인 단아함을 브랜드 컨셉트로 내세웠다.

가격은 침구세트(이불과 침대커버, 베개커버 한세트) 기준 80만∼1백20만원.

고소득 상류층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랄프로렌은 가장 미국적 이미지의 브랜드다.

미국식 컨트리풍의 꽃무늬를 잔뜩 올려 놓거나 동부 아이비리그를 연상시키는 점잖은 체크가 랄프로렌의 상징이며 소재로는 면 실크 레이온 등이 많이 쓰였다.

실용적인 구매를 선호하는 중산층 젊은 세대를 겨냥해 중가 가격정책을 펴고 있다.

침구세트의 평균 가격은 50만원대다.

<> 국산 디자이너 홈컬렉션

국산 디자이너 홈컬렉션 브랜드는 지난 97년 선보인 메종드이영희와 지난 봄 출시된 텔레그라프홈 정도다.

이중 메종드이영희는 한국의상을 짓는 디자이너가 손을 댄 만큼 전통적인 향기를 물씬 풍긴다.

모시 면 마 실크 등의 소재를 천연 염색한 다음 조각보 누비 등의 전통적 기법을 이용해 홈컬렉션제품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에는 오렌지 그린 등이 주색조로 쓰였으며 잔잔한 이중직 실크와 누비제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텔레그라프홈은 87년 런칭한 캐릭터 여성복 텔레그라프의 전위적인 실루엣과 디테일을 침구제품에 적용시켰다.

텔레그라프 옷을 좋아하는 20대 여성들이 이 브랜드의 중심 소비자이며 베딩제품, 홈웨어 소품, 작은 가구 등이 주품목이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