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나 제대로 잤는가"(한나라당 정창화 총무)

"당신은 잘 잤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어"(민주당 정균환 총무)

한나라당 정 총무는 4일 아침 민주당 정 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3명의 소속 의원이 외유를 떠나는 바람에 궁지에 몰린 정균환 총무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위로 전화는 지난달 28일 아침에도 있었다.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공개적인 퇴진압력에 시달렸던 한나라당 정 총무에게 민주당 정 총무가 위로 전화를 건 것이다.

위로 대상이 뒤바뀌었을 뿐 두 총무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끼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회법 파동 과정에서 여야 총무들은 안팎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똑같은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4선인 정균환 총무와 5선인 정창화 총무는 대표적인 협상파로 알려져 있다.

양당의 강경파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면서도 ''정-정 라인''을 효율적으로 가동해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구성, 이한동 총리 임명동의안 등을 매끄럽게 처리하며 무난하게 국회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두 정 총무가 정국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