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이슈] '새 내각구성 이렇게'..리스크 수용할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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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직장은 물론 심지어 단체해외여행단과 같은 지극히 한시적인 조직에서도 처음 사람들이 모이면 오리엔테이션이 행해진다.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을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조향함으로써 모임의 목적을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자 함이다.
보통 특정 조직이나 모임의 성격은 이 초장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대부분 결정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오리엔테이션이 제대로 안 되는지,장관들끼리 의견이 갈려 협조하기 보다 대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제2기 내각은 제발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부디 처음부터 확실한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한 마음이 돼 주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 정부 내각의 오리엔테이션을 획정짓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음의 세가지 차원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스크 수용도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핵심 주제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자는 성공하되 그렇지 못한 자는 정체,위축된다.
종래 산업시대에서는 가치 창출의 근원이 거부만이 감당할 수 있는 중후장대 산업이었다.
이 때 중산층 이하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다.
자기 사업을 꿈꾸기보다는 직장안정을 최우선했다.
여윳돈이 있으면 주식을 사기보다 은행에 예금하거나 보험 구입에 썼다.
그러나 현 정보시대의 가치 창출 원동력은 지적 자본이다.
이를 통한 부의 창출은 큰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도 필요 없다.
일 개인이 곧 하나의 기업이다.
증시의 무게중심이 대기업 위주 거래소시장에서 중소신설기업 위주의 나스닥,코스닥시장으로 이전되고 있음도 이 때문이다.
종래 대기업들의 전용물로 여겨졌던 주식이며 회사채가 이제 벤처기업을 넘어서 심지어 개인들의 것이 되고 있다.
영국의 록 가수,데이비드 보위 채권이 그 전형적 사례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부 창출의 원천은 거의 다 무형물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사전에 검증도 안 된다.
담보로 잡을 것도 없다.
따라서 투자 리스크는 전에 없이 커지게 됐다.
대신 성공보수가 천문학적이다.
이에 능수 능란한 미국은 80년대의 곤궁기를 거쳐 오늘날 21세기의 신흥부국으로 거듭났다.
한국도 미국처럼 21세기의 신흥부국이 되자면 국민들 개개인이 신중한 리스크 테이커가 돼야 한다.
봉급인상과 직장안정에만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임금종사자의 신분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해 볼 의향이 충만한 국민이 돼야 한다.
한마디로 기꺼이 자영업자가 될 태세가 돼 있는 국민이어야 한다.
<>개인주의의 수용도 :미국에서는 이제 개인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개인에게 투자해 그 사람의 지분을 소유하는 성향이 늘고 있다.
특히 책 하나 하나마다 리스크가 큰 출판계의 경우,사장은 이미 업무운영자가 아니라 각 출판팀의 지분소유자가 된 상태다.
개인의 재능이 사업 성패의 핵심인 출판,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예술연예오락사업 등등 분야에선 이제 급여를 주고 누군가를 "고용"해 돈버는 고용모델이 작동되지 않는다.
유망주에 대한 투자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재능 있는 인재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21세기 신흥부국이 되기 위한 경쟁은 결국 개인주의의 장점을 살리는 여건을 누가 먼저 잘 갖추느냐의 경쟁이다.
모든 것이 각 개인의 통제 아래 놓이게 하고,당사자가 언제 어떻게 변신하든 그 동안 불입한 의료보험료,국민연금료,기타 각종 보험료 등이 변함없이 같이 따라다니게끔 "휴대화"하는 나라가 이기는 시대가 됐다.
미국이 지난 74년 비과세 개인연금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98년 의료저축계좌제도(MSA) 제도를 도입하고,현재 국민연금을 개인단위 경영관리체제로 개편하고자 하고자 하는 것이며,독일이 또한 이러한 개인화 행보를 서두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업계가 개인별 운전습관과 사용정도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보험상품들을 내놓는 것도 이런 추세를 따라잡기 위함이다.
<>후배세대에 대한 배려도 :지금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가 신구세대간의 갈등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한정된 예산을 노인의 연금과 의료비에 쓸 것인지 아니면 신세대의 교육비와 취업보조비로 쓸 것인지를 둘러싸고 폭력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신구세대간 대립이 심각하다.
어느 나라든 지나치게 관대한 연금혜택을 계속 고수하고자 하는 선배세대와 부담만 지고 자신은 받을 것 없게 돼 이에 반발하는 젊은 층과의 대결이 갈수록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모든 직장에서는 후배들의 벌이에 의존하고자 하는 고참직원과 제 정당한 몫을 즉각 받기를 바라는 신참간의 알력이 심상치 않다.
언제고 폭발하고 말 후배세대의 불만에 대비해 고령세대가 한없이 저축해도 불안하기만 한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을 헤매고 있다.
반면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연금제를 휴대형으로 바꾼 칠레의 경우 저축성향이 28%로 치솟고 경제가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음은 신구세대간 갈등의 중대성을 말해준다.
구세대가 기득권을 주장하면 할수록 사회전반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잦아들고 성장성이 추락해 실질적으로 이자와 배당,양도소득 등 불로소득에 의존해야 하는 구세대에게 화가 되돌아온다.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신동욱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을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조향함으로써 모임의 목적을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자 함이다.
보통 특정 조직이나 모임의 성격은 이 초장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대부분 결정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오리엔테이션이 제대로 안 되는지,장관들끼리 의견이 갈려 협조하기 보다 대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제2기 내각은 제발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부디 처음부터 확실한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한 마음이 돼 주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 정부 내각의 오리엔테이션을 획정짓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음의 세가지 차원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스크 수용도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핵심 주제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자는 성공하되 그렇지 못한 자는 정체,위축된다.
종래 산업시대에서는 가치 창출의 근원이 거부만이 감당할 수 있는 중후장대 산업이었다.
이 때 중산층 이하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다.
자기 사업을 꿈꾸기보다는 직장안정을 최우선했다.
여윳돈이 있으면 주식을 사기보다 은행에 예금하거나 보험 구입에 썼다.
그러나 현 정보시대의 가치 창출 원동력은 지적 자본이다.
이를 통한 부의 창출은 큰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도 필요 없다.
일 개인이 곧 하나의 기업이다.
증시의 무게중심이 대기업 위주 거래소시장에서 중소신설기업 위주의 나스닥,코스닥시장으로 이전되고 있음도 이 때문이다.
종래 대기업들의 전용물로 여겨졌던 주식이며 회사채가 이제 벤처기업을 넘어서 심지어 개인들의 것이 되고 있다.
영국의 록 가수,데이비드 보위 채권이 그 전형적 사례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부 창출의 원천은 거의 다 무형물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사전에 검증도 안 된다.
담보로 잡을 것도 없다.
따라서 투자 리스크는 전에 없이 커지게 됐다.
대신 성공보수가 천문학적이다.
이에 능수 능란한 미국은 80년대의 곤궁기를 거쳐 오늘날 21세기의 신흥부국으로 거듭났다.
한국도 미국처럼 21세기의 신흥부국이 되자면 국민들 개개인이 신중한 리스크 테이커가 돼야 한다.
봉급인상과 직장안정에만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임금종사자의 신분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해 볼 의향이 충만한 국민이 돼야 한다.
한마디로 기꺼이 자영업자가 될 태세가 돼 있는 국민이어야 한다.
<>개인주의의 수용도 :미국에서는 이제 개인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개인에게 투자해 그 사람의 지분을 소유하는 성향이 늘고 있다.
특히 책 하나 하나마다 리스크가 큰 출판계의 경우,사장은 이미 업무운영자가 아니라 각 출판팀의 지분소유자가 된 상태다.
개인의 재능이 사업 성패의 핵심인 출판,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예술연예오락사업 등등 분야에선 이제 급여를 주고 누군가를 "고용"해 돈버는 고용모델이 작동되지 않는다.
유망주에 대한 투자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재능 있는 인재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21세기 신흥부국이 되기 위한 경쟁은 결국 개인주의의 장점을 살리는 여건을 누가 먼저 잘 갖추느냐의 경쟁이다.
모든 것이 각 개인의 통제 아래 놓이게 하고,당사자가 언제 어떻게 변신하든 그 동안 불입한 의료보험료,국민연금료,기타 각종 보험료 등이 변함없이 같이 따라다니게끔 "휴대화"하는 나라가 이기는 시대가 됐다.
미국이 지난 74년 비과세 개인연금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98년 의료저축계좌제도(MSA) 제도를 도입하고,현재 국민연금을 개인단위 경영관리체제로 개편하고자 하고자 하는 것이며,독일이 또한 이러한 개인화 행보를 서두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업계가 개인별 운전습관과 사용정도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보험상품들을 내놓는 것도 이런 추세를 따라잡기 위함이다.
<>후배세대에 대한 배려도 :지금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가 신구세대간의 갈등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한정된 예산을 노인의 연금과 의료비에 쓸 것인지 아니면 신세대의 교육비와 취업보조비로 쓸 것인지를 둘러싸고 폭력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신구세대간 대립이 심각하다.
어느 나라든 지나치게 관대한 연금혜택을 계속 고수하고자 하는 선배세대와 부담만 지고 자신은 받을 것 없게 돼 이에 반발하는 젊은 층과의 대결이 갈수록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모든 직장에서는 후배들의 벌이에 의존하고자 하는 고참직원과 제 정당한 몫을 즉각 받기를 바라는 신참간의 알력이 심상치 않다.
언제고 폭발하고 말 후배세대의 불만에 대비해 고령세대가 한없이 저축해도 불안하기만 한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을 헤매고 있다.
반면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연금제를 휴대형으로 바꾼 칠레의 경우 저축성향이 28%로 치솟고 경제가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음은 신구세대간 갈등의 중대성을 말해준다.
구세대가 기득권을 주장하면 할수록 사회전반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잦아들고 성장성이 추락해 실질적으로 이자와 배당,양도소득 등 불로소득에 의존해야 하는 구세대에게 화가 되돌아온다.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신동욱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