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본이 몰려오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한국 IT업체들에 대한 대만의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지난 1년동안 국내 IT벤처업체에 투자한 대만 자본은 무려 1억달러(1천1백억원)에 달한다.

◆대만의 한국 투자 이유=대만이 한국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대만산업은행(CDIB)국내법인의 김형근 투자담당이사는 "대만보다 기술력이 앞서는 무선통신 무선데이터통신 인터넷 반도체 분야 등의 벤처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투자는 그러나 지난해 우후죽순처럼 생긴 인터넷 업체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단순한 시세차익을 노린 국내 창투사들의 ''묻지마 투자''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투자 현황=현재 대만의 한국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대만산업은행.

지난 98년 국내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에 진출한 대만산업은행은 현재 21개 국내 IT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8천만달러(8백80억원).

전체 한국 투자의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만산업은행은 작년부터 스탠더드텔레콤 한아시스템 KMW 우영 등의 코스닥 등록 업체와 리눅스원 이오테크닉스 유니콘전자통신 등의 벤처업체에 투자해 왔다.

스탠더드텔레콤과 우영에는 무려 1천만달러(1백10억원)씩을 투자했다.

대만산업은행은 또 작년 8월 12억원을 투자,40%의 지분으로 피씨뱅크앤닷컴의 설립에 참여했다.

대만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한국에서만 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최고 1억달러까지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만 창투사들의 한국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달 대만의 창투사 리본캐피털은 정보보안 업체인 해커스랩에 주식인수 방식으로 1백만달러(11억원)를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액면가의 30배수인 주당 15만원이다.

해커스랩은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보안 분야 전문업체다.

지난 5월에는 차이나인터내셔널벤처캐피털을 비롯한 여섯 개의 대만 창투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셀레콤에 4백만달러(44억원)를 투자했다.

그밖에 그랜드아시아 CID 등의 대만계 투자펀드들이 한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