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당시 미모의 남한 여배우들이 미군의 지휘 아래 대북 첩보전에서 활약했던 사실이 미군 퇴역 장교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예비역 공군 대령으로 미군에서 특수전 전문가로 활약해 온 마이클 하스씨는 지난주 한국을 방문,오산 미공군 기지에서 가진 강연에서 한국의 영화계 및 극단 여배우들이 한국전 당시 미군에 의해 스파이로 선발돼 북한에서 고급 군사기밀을 빼내오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6일자 미 성조지(Stars & Stripes)에 실린 하스씨 강연 내용에 따르면 일명 "토끼들(Rabbits)"로 불린 이들 여성 첩보원들은 고공 낙하산으로 적진에 투하된 뒤 북한 인민군이나 중공군 고급장교들에게 접근,이들을 유혹하거나 심지어 잠자리를 같이 하는 수법 등을 통해 적군의 중요한 군사정보를 탐지해 남한으로 귀환했다는 것이다.

하스씨는 한 여배우는 적진에서 중공군 중좌(중령)와 동거하던중 중공군 관련부대들의 전투서열을 통째로 입수,미군에 건네줌으로써 당시 한국에 주둔하던 미 보병 2사단과 해병대 부대가 중공군 수개 사단을 격퇴시키고 북진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하스씨는 한국전을 전후해 가장 혁혁한 전공을 세운 첩보부대는 도널드 니콜스미 공군상사가 설립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이 부대는 한국전 발발 무렵 북한지역에 약 9백명의 요원을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대는 한국전 발발 수개월전 이미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여러차례 사령부에 경고했으나 끝내 묵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