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정부와 외환은행이 강공으로 선회한 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외환은행 공문에 ''부실책임경영인은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현대는 이같은 정부와 채권단의 기류변화를 평양건설사무소에 설치된 핫라인과 베이징을 통한 우회 통신을 모두 가동해 이날 방북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 수뇌부에게 긴급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한 관계자는 "당초 정몽헌 회장이 귀국하는 10일 이후 외환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오는 15일부터 19일 사이에 자구안을 마련해 발표할 가능성이 컸지만 외환은행이 강경자세로 전환함에 따라 가급적 15일 이전에라도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임있는 경영인 퇴진 문제는 수뇌부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주말까지 외환은행이 요구사는 3개항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및 중공업 조기 계열분리와 현대건설 부채를 4조원으로 줄이기 위한 유동성 확충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말에라도 외환은행에 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계열분리의 경우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자동차지분을 매각, 3%미만으로 줄이거나 매각일정을 담은 각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공업 분리시기는 2001년 상반기까지로 단축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그러나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등의 계열사 지분 매각은 현대 계열사간 지분관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처리방향에 고심하고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