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서해안공단 부지확정과 경제특구 지정 그리고 육로관광 허용 등에 대해 북한측과 합의한 것은 남북경제협력을 한단계 끌어 올린 성과임에 틀림없다.

북한당국은 그동안 논의만 거듭하던 공단부지를 확정한데다 금강산일대에 이어 개성지역도 경제특구로 지정함으로써 개방의지를 확실히 한 셈이다.

특히 개성지역은 판문점에서 불과 8km 밖에 안되는 남한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도시로서 과거경제특구로 지정된 나진.선봉지역에 비해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개성은 여러모로 공단건설 후보지로서 최적이다.

남한과 가까워 송전이 쉽고 경의선 인천항 인천신공항 등을 통한 육해공 물자수송이 가능해 물류비가 절감되며 개성인구가 38만5천명(94년 기준)이나 돼 인력수급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단과 배후도시 건설에 필요한 2천만평의 부지확보와 예성강과 임진강 수계를 통한 공업용수 이용도 쉽다.

북한내 평양 신의주 등과 연결되는 교통요지 인데다 역사적 유적이 많고 남한의 수도권에서 가까워 관광개발도 유망하다.

문제는 공단건설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점이다.

현대측 계획대로 앞으로 8년동안 3단계에 걸쳐 8백만평 규모의 공단을 조성하자면 적어도 50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조달을 위해 현대측은 일본으로 부터의 외자유치와 국내기업 컨소시엄 구성을 계획하고 있지만 최근의 현대건설 유동성위기가 아니라도 어차피 현대그룹의 힘만으로는 벅찬 일이므로 범정부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서해안공단 조성은 남북한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국가적인 사업이다.

그리고 개성지역 육로개방도 남북한간 인적.물적교류 활성화를 통해 북한사회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일이다.

따라서 우리정부와 현대그룹은 합심해 신중하고 착실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