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인터넷으로 신규 바이어와 우수중소기업을 발굴해 수출로 연결하는 인터넷 무역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업종별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망 구축을 통한 사이버 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제휴, 인터넷을 통해 관내 우수 중소업체의 수출지원사업을 펼쳤으나 1년만에 이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 사업을 담당하던 경영기획팀내 조직을 없애고 당시 제휴 벤처기업였던 인터넷트레이딩사에 업무를 완전 이관했다.

현대종합상사는 한때 다른 인터넷 무역업체에 접수된 인콰이어리와 오퍼를 사들여 직접 바이어와의 접촉에 나설 정도로 인터넷 무역에 적극적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콰이어리 대부분이 거래보다는 가격정보 수집이 목적"이라며 "리스크가 큰 데다 기존 바이어 관리도 벅찬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내 우수제품 5백개를 선정,집중적으로 해외마케팅을 전개한다는 삼성물산의 KBP(Korea Best Products)프로젝트도 마찬가지.

백화점의 취급 품목이 15만개인 상황에서 5백개의 상품 구색으로는 인터넷 상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해 시작한 지 1년도 안돼 중단됐다.

삼성물산은 이에 따라 KBP사업을 주관했던 자사 인터넷무역팀 파인드코리아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반기 중 분사키로 했다.

당초 파인드코리아는 삼성물산이 확보한 47만 해외 바이어 정보를 바탕으로 중소업체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연회비 3백만원을 받고 회원사를 유치,수출 대행을 해왔으나 최근 무료 사이트로 전환했다.

파인드코리아의 맹주룡 팀장은 "데이터베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사업도 무역 대행보다는 컨설팅 위주로 전환했다"며 "분사와 함께 사명도 변경하고 독자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글로벌의 경우도 중국과 동남아에서 접수된 인콰이어리의 경우 간단한 답신만 보내고 가능한 한 거래로 연결시키지 말라는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종합상사들은 이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라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망을 구축,다수의 불특정 바이어와 메이커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영업전략으로 전환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 등은 화학과 철강 등 품목별 전문 B2B사이트를 개설,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으며 LG와 SK도 별도의 인터넷 무역팀을 두는 대신 트레이드카드 등 인터넷 무역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데 따른 시행착오였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