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은 헛된 욕망의 꿈 .. 서하진씨 창작집 '라벤더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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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갖고 싶어하면서도 갖기를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비밀이다.
비밀이 생기면 인생이 달라진다.
어제의 슬픔이 오늘의 기쁨으로 바뀔 수 있고,반대로 오늘의 웃음이 내일의 눈물로 변할 수 있다.
핑크빛이든 회색빛이든 비밀은 한세상 건너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소설가 서하진씨의 창작집 ''라벤더 향기''(문학동네)에서 불륜은 비밀의 한 형식으로 존재한다.
주인공은 일상탈출의 꿈으로 불륜을 상정한다.
거기에는 소통불가능한 타자로서 가족이 있다.
주인공은 갑갑한 일상에 대한 최대한의 복수로 불륜을 감행하지만 스스로 불륜을 감당하지 못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이발사처럼 비밀을 견디지 못하고 입밖에 낸다.
표제작 ''라벤더향기''에서 가정주부인 ''나''는 내연의 남자와 사람을 치어놓고 스스로를 경찰에 고발한다.
뺑소니사고를 목격했다는 익명의 전화를 넣은 것이다.
사건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남편 덕에 유야무야된다.
비밀은 일상을 전복하지 못한다.
더구나 불륜은 상대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허구로 밝혀진다.
비밀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에 기초하고 있었다.
불륜이란 비밀을 갖는 것은 쓰레기더미에 라벤더향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절망을 인식하는 순간 비밀은 힘이 된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위계적 가족질서로부터 뛰쳐나온 주인공은 불행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사랑과 결혼을 꿈꾸지만 그 아름다운 꽃과 향기의 세계가 악취와 구토의 세상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서하진씨는 등단 이후 불륜문제를 다룬 소설집 ''책 읽어주는 남자''''사랑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를 발표했다.
이번 책엔 ''불륜의 방식''''기차가 지나는 마을''''모델하우스'' 등 10편이 실려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
비밀이 생기면 인생이 달라진다.
어제의 슬픔이 오늘의 기쁨으로 바뀔 수 있고,반대로 오늘의 웃음이 내일의 눈물로 변할 수 있다.
핑크빛이든 회색빛이든 비밀은 한세상 건너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소설가 서하진씨의 창작집 ''라벤더 향기''(문학동네)에서 불륜은 비밀의 한 형식으로 존재한다.
주인공은 일상탈출의 꿈으로 불륜을 상정한다.
거기에는 소통불가능한 타자로서 가족이 있다.
주인공은 갑갑한 일상에 대한 최대한의 복수로 불륜을 감행하지만 스스로 불륜을 감당하지 못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이발사처럼 비밀을 견디지 못하고 입밖에 낸다.
표제작 ''라벤더향기''에서 가정주부인 ''나''는 내연의 남자와 사람을 치어놓고 스스로를 경찰에 고발한다.
뺑소니사고를 목격했다는 익명의 전화를 넣은 것이다.
사건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남편 덕에 유야무야된다.
비밀은 일상을 전복하지 못한다.
더구나 불륜은 상대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허구로 밝혀진다.
비밀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에 기초하고 있었다.
불륜이란 비밀을 갖는 것은 쓰레기더미에 라벤더향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절망을 인식하는 순간 비밀은 힘이 된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위계적 가족질서로부터 뛰쳐나온 주인공은 불행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사랑과 결혼을 꿈꾸지만 그 아름다운 꽃과 향기의 세계가 악취와 구토의 세상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서하진씨는 등단 이후 불륜문제를 다룬 소설집 ''책 읽어주는 남자''''사랑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를 발표했다.
이번 책엔 ''불륜의 방식''''기차가 지나는 마을''''모델하우스'' 등 10편이 실려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