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제가 타결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주말 현대가 자구책을 발표한 뒤 열린 14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04포인트 상승한 733.25를 기록했다.

상승종목이 무려 7백58개로 하락종목(95개)을 압도했으며 거래량도 늘어났다.

코스닥지수도 큰 충격없이 약보합으로 마감했으며 채권시장도 안정세를 보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지분 매각과 자동차·중공업의 계열 분리를 골자로 한 자구책을 정부와 채권단이 받아들임에 따라 현대위기가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감이 금융시장을 급속히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풀이했다.

자동차 전자 증권 등 현대계열사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현대건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외환은행 등 15개 채권은행단이 오는 9월말까지 채무를 전액 만기연장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또 이달중 정 전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주식 6.1%(시가 2천2백억원 규모)를 공동 매입키로 하는 등 현대의 유동성 지원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계열분리가 확정된 자동차 중공업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이 최근 채권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것도 현대사태를 낙관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반증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함께 채권시장도 안정세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지난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연 7.74%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물론 내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32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긴 하지만 현대문제가 해결되고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경우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이날 금융시장의 반응은 현대의 자구책과 이를 인정한 채권단의 행동을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도 안정세가 이어지려면 현대가 내놓은 자구책이 채권단과 마찰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