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니, 오마니!"

"여보..."

"오빠, 오빠 맞어!"

더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코흘리개였던 아이는 백발이 되어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부모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50년간 참아왔던 한을 쏟아냈다.

건장한 청년이었던 남편은 주름진 얼굴로 꽃같던 아내의 손을 맞잡고 다시 놓지 못했다.

서로를 부둥켜 안은 가족들.

반세기 넘게 차갑게 식어 있던 가슴은 뜨겁게 하나가 됐다.

서울로 평양으로.

꿈에도 그리던 고향땅을 밟은 이산가족들은 한 핏줄과 눈물의 포옹을 하며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

그들을 지켜보던 국민들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