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니가 노트북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인텔 칩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 신생업체인 트랜스메타 칩을 채용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소니측은 "올 연말 선보일 노트북컴퓨터인 바이오 CI시리즈의 신모델에 트랜스메타의 크루소칩을 채용키로 했다"며 "이 칩을 사용하면 배터리를 소형화할 수 있는 데다 전력 소비량도 적다"고 이유를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모든 노트북컴퓨터에 인텔 칩을 써 왔던 소니가 공급선을 바꾼 것은 세계최대의 컴퓨터 칩 메이커인 인텔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크루소칩은 트랜스메타가 5년간 IBM과 공동 개발해 지난 1월 선보인 칩으로 기존 제품보다 전력을 덜 소모하고 열 발산이 적은 게 장점이다.

트랜스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알렌과 국제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가 투자해 설립됐으며 소니도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IBM이 올 4분기 중 크루소칩이 내장된 노트북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으며 게이트웨이와 아메리카온라인도 인터넷접속 하드웨어에 트랜스메타 칩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히타치 역시 올해말 크루소칩이 장착된 랩톱 컴퓨터를 내놓겠다고 발표하는 등 인텔에서 트랜스메타로 칩 조달선을 전환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어 세계 반도체업계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현재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은 인텔과 AMD가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