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반세기만의 '작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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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려항공 비행기가 남북한 이산가족 대표단을 태우고 서울과 평양을 오가던 15일.
한반도 곳곳에선 ''작은 통일''이 이뤄졌다.
반세기만에 가족과 뜨겁게 포옹했던 이산가족들의 얼굴에서 분단의 아픔은 한 순간에 사라졌다.
암이나 치매 같은 무서운 질병도 혈육의 정을 가로막지 못했다.
방북교육에 참석하지 못할 만큼 몸이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링거를 맞으며 가족과 상봉했다.
가족과 만나더라도 울음을 참아보겠다고 다짐했던 한 이산가족은 상봉장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TV를 통해 이산가족과 함께 눈물을 흘릴 남북한 국민들도 반세기 분단의 한을 순식간에 잊었다.
북한의 민항기가 분단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활주로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김포공항은 더이상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영토가 아니었다.
화합과 통일의 기운만이 가득했다.
적어도 이날 하루만은 지난 55년간 우리 민죽을 옥죄어왔던 이념과 체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혈육의 정이 가져다주는 진한 감동만이 한반도를 휘감아 돌았다.
갈등과 대립, 전쟁과 증오의 악몽 같은 역사가 한반도에서 한 순간 자취를 감췄다.
평양에서 한 시간도 채 걸리자 않는 하늘길이 열리고 2백명의 방문단이 평양과 서울에서 가족을 만나면서 ''작은 통일''은 이처럼 쉽게 다가왔다.
이제 간절히 기원해 본다.
이렇게 조성된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확산시켜 ''큰 통일''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통일의 단초가 조성된 만큼 남.북 정부와 동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끈질기게 노력하는 과제만이 남아있다.
남북한 정부는 끈기를 갖고 사랑과 평화, 자유와 번영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원칙있는 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편협한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민족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대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2000년 새로운 세기의 첫해에 맞은 광복절에 온 동포의 가슴을 적신 이산가족들 만남을 계기로 민족화해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정착되기만을 간절히 빈다.
김남국 정치부 기자 nkkim@hankyung.com
한반도 곳곳에선 ''작은 통일''이 이뤄졌다.
반세기만에 가족과 뜨겁게 포옹했던 이산가족들의 얼굴에서 분단의 아픔은 한 순간에 사라졌다.
암이나 치매 같은 무서운 질병도 혈육의 정을 가로막지 못했다.
방북교육에 참석하지 못할 만큼 몸이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링거를 맞으며 가족과 상봉했다.
가족과 만나더라도 울음을 참아보겠다고 다짐했던 한 이산가족은 상봉장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TV를 통해 이산가족과 함께 눈물을 흘릴 남북한 국민들도 반세기 분단의 한을 순식간에 잊었다.
북한의 민항기가 분단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활주로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김포공항은 더이상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영토가 아니었다.
화합과 통일의 기운만이 가득했다.
적어도 이날 하루만은 지난 55년간 우리 민죽을 옥죄어왔던 이념과 체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혈육의 정이 가져다주는 진한 감동만이 한반도를 휘감아 돌았다.
갈등과 대립, 전쟁과 증오의 악몽 같은 역사가 한반도에서 한 순간 자취를 감췄다.
평양에서 한 시간도 채 걸리자 않는 하늘길이 열리고 2백명의 방문단이 평양과 서울에서 가족을 만나면서 ''작은 통일''은 이처럼 쉽게 다가왔다.
이제 간절히 기원해 본다.
이렇게 조성된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확산시켜 ''큰 통일''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통일의 단초가 조성된 만큼 남.북 정부와 동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끈질기게 노력하는 과제만이 남아있다.
남북한 정부는 끈기를 갖고 사랑과 평화, 자유와 번영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원칙있는 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편협한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민족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대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2000년 새로운 세기의 첫해에 맞은 광복절에 온 동포의 가슴을 적신 이산가족들 만남을 계기로 민족화해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정착되기만을 간절히 빈다.
김남국 정치부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