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2월결산 상장사들의 호주머니가 그 어느 때보다 두둑해졌다.

외형성장에다 내실까지 다졌다.

무엇보다 한해전에 비해 내수및 수출경기가 좋아진데다 저금리현상이 이어지면서 이자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여기에다 IMF 직후부터 단행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약효가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올 한해 영업실적도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 경기호조, 저금리, 구조조정효과 가시화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0.9%일 정도로 경기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심리가 높아져 내수경기가 크게 좋아졌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원가율이 하락했고 판매관리비 부담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회사채수익률)는 연 10%대 아래로 떨어져 한자릿수를 유지했다.

저금리 기조는 상장사들의 금융비용부담을 크게 덜게 해 수익성을 높여 주었다.

제조업체의 평균 금융비용부담률은 지난해 상반기 8.4%에서 5.5%로 낮아졌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9%에서 8.4%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순이익 기준으로 따지면 지난 상반기의 경우 1천원을 팔아 40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엔 44.6원을 남겼다.

98년부터 시작된 인력, 조직및 비수익사업 부문의 축소 등 과감한 구조조정도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주었다.

◆ 반도체, 자동차, 정보통신업종이 주도 =건설업과 운수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흑자를 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정보통신 업종의 성장세와 수익성이 돋보였다.

자동차와 반도체업종은 순이익이 각각 3백54.34%와 1백33.05% 증가했다.

정보통신업종 순이익은 10.99% 늘어났다.

반도체와 정보통신은 전세계적인 호황세를 타 내수와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3조1천8백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 한해 순이익인 3조1천7백4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올 상반기에 1천원어치를 팔아 1백93원의 순이익(지난해 상반기 1백10원)을 남긴 셈이다.

3천1백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1천원 매출에 36.6원 (18.1원)을 남겼다.

SK텔레콤은 1백28원(78.21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금융업종을 제외한 12월결산 상장사의 올 상반기 전체 순이익중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0.61%에 달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중 반도체부문의 비중이 약 60%(매출비중은 39%)에 달하니 반도체 경기에 따라 상장사들의 실적이 좌우된다는 이야기다.

은행들의 영업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16개 은행중 전북은행 등 5개 은행이 적자로 돌아섰다.

주택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의 흑자폭이 줄어들었다.

반면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은 흑자로 전환됐다.

◆ 그룹별 실적 =10대 그룹별로는 지난해에 이어 삼성그룹의 순이익이 3조8천9백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상반기에 비해 1백32.67% 증가했다.

1천원어치를 팔아 88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음으로는 LG그룹(8천8백58억원) SK(6천1백69억원) 롯데(1천18억원)의 순이다.

1천원 매출에 각각 35원, 35원, 68원의 순이익이 났다.

부채비율의 경우 금호그룹과 쌍용그룹을 빼면 모두 2백%를 밑돌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