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개발 한국수출보험공사 등 공기업이 해외 건설프로젝트를 성급하게 추진하다 중도에 포기,국가신인도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포스코개발 등이 한국수출보험공사 보증을 받아 추진키로 했던 카자흐스탄 피스마켓(Peace Market) 건축사업이 최근 무산돼 한·카즈흐스탄간 경제협력에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한·카즈흐스탄 경제협력위원회가 오는 23일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 문제가 양국간 주요 통상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개발은 지난해부터 카자흐스탄 재래시장인 피스마켓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올초 카자흐스탄 대통령궁 프레스센터에서 현지 한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공사 착공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초 보증을 서주기로 했던 수출보험공사가 시공비 전액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돌변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위기에 빠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 사업에 대통령궁이 직접 개입할 정도로 관심을 보여왔던 터여서 양국 정부의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수출보험공사는 이 프로젝트가 상가분양 대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사업이어서 일반적인 송금제한이나 환율불안 등의 위험외에 분양 위험까지 보증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결국 포스코개발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하면서 추진계획 전반이 뒤틀리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수출보험공사가 전액 보증을 하지 않는한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부터 개인자격으로 이 건설사업을 추진해왔던 권용훈 예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카자흐스탄 대통령궁이 건설부지를 출자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사업"이라며 "현지 대사가 참가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해놓고 이제와서 발을 빼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한·카즈흐스탄 경제협력위원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제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며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