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이 가장 좋아하는 우리가요는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라고 한다.

국가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2∼5위는 한명숙의 ''노란셔츠 입은 사나이''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땅''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순이다.

특히 중장년층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 ''허공'', ''홍도야 우지마라''등을 애창곡으로 꼽았다.

이보다 앞서 귀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50∼60대는 ''황성옛터'' ''나그네설움'' ''희망가'', 20∼30대는 ''아침이슬'' ''친구여''등을 즐겨 듣는다고 답했다.

''손에 손잡고''와 ''아 대한민국'' ''한잔의 추억'' ''아파트'' 등도 인기곡으로 꼽혔다.

최근의 탈북자들은 여기에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를 덧붙였다.

중국에 있는 북한청소년의 경우 HOT의 ''투지'' 코요테의 ''순정''을 좋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세대의 애창곡 또한 우리의 노래방 18번과 거의 같다.

우리쪽에서도 연초부터 ''휘파람''과 ''반갑습네다''가 선풍을 일으킨데 이어 ''도시처녀 시집와요''''같이 가자요'' ''내이름을 묻지 마세요'' ''여성은 꽃이라네'' ''선생님생각''등 북한가요를 담은 음반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휘파람''에서 드러나듯 북한노래는 대체로 감겨드는 듯 맑고 애잔한 고음에 수줍고 애틋한 내용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대중가요는 함께 부르는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갖게 함으로써 은연중 묘한 결집력을 만들어낸다. 사랑얘기야 세계 모든 노래에서 빠질수 없는 소재지만 고향과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 한(恨)은 우리 유행가만의 정서다.

오랜 분단에도 불구하고 같은 노래를 선호하는 건 남북한이 어쩔수 없는 한민족임을 거듭 확인시킨다.

KBS라디오의 설문조사 결과 66%가 남북한이 함께 부를 통일노래로 대중가요를 꼽았다고 한다.

최진희의 통일기원곡 ''큰걸음'', 설운도의 ''천년의 만남''도 좋지만 우리 혼자 일방적으로 보급하는 곡보다 남북한의 작곡ㆍ작사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양쪽 가수가 동시에 부르게 하는 방법은 어떨까 싶다.

남북이 함께 같은노래를 부르다 보면 맺히고 엉킨 끈들이 보다 빨리 풀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