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베넥스 감독의 "베티 블루 37˚2"(원제:37.2 Le Matin=아침의 37.2)가 무삭제판으로 다시 개봉된다.

강남구 신사동의 "시네마 오즈"가 새로 개관하면서 내거는 기념작이다.

"베티 블루"는 "누벨 이마주"의 선봉이었던 베넥스 감독의 대표작.두 남녀의 광기어린 사랑을 놀랍도록 감각적인 색감과 영상에 담아내 찬사를 받았다.

87년 국내 개봉때는 여주인공 베아트리체 달의 적나라한 노출과 정사장면으로 외설논쟁을 부른끝에 3시간5분짜리 원작이 잘리고 잘려 1시간40분짜리로 둔갑했었다.

이번에는 일부 성기노출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할 뿐 3분여에 걸친 도입부의 정사같은 주요 장면들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한맥영화사의 김형준 대표는 "톱대열의 여배우 K가 베티같은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원판을 본다면 식은땀을 흘릴 것"이라고 했을 정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섹스씬의 복원이 아니다.

그동안 파격적인 노출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되살아난 부분들이 새로운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

정말 반가운 것은 제모습을 찾은 이야기다.

파괴적인 사랑으로 치닫는 베티의 집착과 광기,폭풍같은 섹스가 갖는 위로와 소통의 의미들이 섬세하게 살아난다.

이전에 영화를 보며 난해함이나 답답증을 느꼈다면 이번 기회에 영화의 진가를 확인할 만 하다.

가브리엘 야레의 피아노 연주도 여전히 감미롭다.

19일 개봉.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