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부디 오래 사세요"

"형님 부디 건강하세요"

서울과 평양에서 사흘밤을 보낸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이 18일 각각 평양과 서울로 돌아간다.

분단 반세기 동안 길었던 기다림 끝에 가족들과 만난 이들은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안타까움에 남쪽과 북쪽에서의 마지막 밤이 짧기만 했다.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은 17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평양 고려호텔에서 두번째 가족단위의 개별상봉 및 가족 공동오찬을 갖고 짧은 만남 끝에 이별을 앞둔 안타까움을 눈물과 한숨으로 달랬다.

이날 개별상봉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수학과 교수인 조주경(68)씨의 어머니 신재순(89)씨는 "슬퍼서 눈물이 나고 기뻐서 눈물이 난다"며 아들의 손을 놓지 못했다.

북측 방문단중 최고령자인 황의분(84)씨도 시누이 이세기(89)씨, 올케, 조카 등을 보면서 "언제 다시 만나겠느냐, 부디 오래오래 사시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또 서기석(67.사리원예술대학 교수)씨는 어머니 김금예(90)씨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나겠습니까. 어머니는 고령이고 나도 나이가 많은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북측 방문단은 이날 개별상봉과 오찬에 이어 덕수궁을 관람한 뒤 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하얏트호텔에서 마련한 환송만찬에 참석했으며 남측 방문단도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평양시내 옥류관에 차린 만찬에 참석한 뒤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북측 방문단은 18일 오전 10시 대한항공 편으로 서해상 직항로를 거쳐 평양으로 돌아가며 이어 남측 방문단도 이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