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시나브로 오르는 중소형주가 많다.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주가상승률이 쏠쏠하다.

장기간 소외돼 있다가 실적호전이란 재료가 알게 모르게 반영되고 있다.

시장의 수급여건도 개별 중소형주에 상당히 유리하다.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의 매물부담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실적호전 중소형주 강세=올상반기 실적이 좋아졌고 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는 종목이 관심을 끈다.

하이트맥주 성미전자 롯데칠성 대창공업 경방 한창 동부정밀 한국케이디케이 대원제지 동부정밀 영풍산업 대한제분 등이 대표적이다.

흑자전환된 대원제지는 지난 1일 1만2백원에서 17일 1만9천4백원으로 상승했다.

경방은 3일연속 올랐다.

14일 2만3천1백원에서 2만6천1백원으로 상승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4백4.8%나 늘어난 롯데칠성은 7만9천원에서 9만7천4백원으로 올랐다.

올해 전체 순이익 예상치를 감안한 PER(17일 종가기준)는 1.4배에 불과하다.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제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창공업도 비슷한 경우다.

순이익이 76.8% 증가했으나 PER(올한해 순이익 예상치 반영)는 4.6배에 불과하다.

주가는 지난 1일 3천9백60원에서 17일 4천9백30원으로 올랐다.

◆배경=증시주변의 취약한 수급사정이 이처럼 중소형주에 상대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형 우량주는 프로그램매물이나 외국인과 투신사의 매물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날 한국통신 SK텔레콤 포철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 우량주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매도물량이 6백90억원어치나 쏟아져 나왔다.

상반기 실적이 좋아지긴 했지만 이들 종목이 주요 프로그램매매 대상 종목이어서 소나기 매물을 만난 셈이다.

또 대형주는 외국인과 미국 주가 동향에 따라 흔들리는 경우가 허다해 불리하다.

이런 점을 간파한 일반투자자들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를 번갈아 타고 있는 것 역시 중소형주를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실적호전이라는 재료까지 붙었으니 매기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상승세 이어질까=SK증권의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 종합주가지수가 급하게 오를 가능성은 줄어든다"며 "하지만 상반기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잘만 고른다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주 동향에 대형주가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수급과 시장에너지도 취약해 당분간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