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 공학박사 >

최근 몇년 한강과 임진강유역에 큰 홍수가 반복되면서 일반인은 물론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홍수때 바다 조위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가 가중됐다는 의견이 자주 제시됐다.

이로 인해 임진강주변 주민들은 만조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임진강 대부분 지역에서는 홍수때 조위 영향이 홍수피해를 가중시킬 만큼 크지 않다.

서해 조위와 한강 하류에서 발생하는 홍수량은 상대적인 크기에 따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즉 홍수량이 적으면 조위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홍수량이 많으면 조위의 영향이 작게 나타난다.

또 홍수량의 많고적음에 따라 조위 영향이 나타나는 범위도 달라진다.

다시 말해 홍수량이 적은 경우엔 상당한 구간까지 조위 영향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지만 홍수량이 많은 경우엔 영향범위가 하구에 한정되고 조위 영향도 작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99년 임진강 홍수때에도 조위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같은 사실은 1999년 임진강 대홍수 때 측정된 임진강 통일대교와 강화도 강화대교 지점의 수위변화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하천의 물이 조위의 영향을 받아서 하류로 제대로 흐를 수 없게 되면 유속이 느려지게 된다.

유속이 느려지면 수위가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조위 영향은 수위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강화도의 조위는 임진강 홍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하루에 두 번씩 주기적으로 만조와 간조에 따라 약 7m의 폭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대교 지점에서는 홍수가 발생, 수위가 6m정도 이상이 되면 강화도의 조위변화에 따른 주기적인 반복경향이 나타나지 않아 조위가 하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홍수가 끝나서 수위가 6m정도 이하가 되면 강화도의 주기적인 조위반복이 통일대교에 나타나 약 2m 정도의 폭으로 수위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 볼 때 통일대교 지점에서는 수위가 6∼8m 정도 이상이 되면 조위로 인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피해를 발생시키는 큰 홍수량에서는 서해의 조위가 임진강 통일대교 지점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평상시에는 통일대교 지점에 조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통일대교 지점보다 하류에 위치한 문산천 합류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강의 경우에도 홍수때 잠수교 침수와 부상에는 서해 조위가 영향을 미치지만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는 규모의 홍수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홍수때 문산 등 임진강과 한강에서는 홍수피해를 가중시킬만큼 서해 조위 영향이 나타나지 않으며 홍수때 이에 대한 우려는 서해 조위변화에 대한 막연한 추측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