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막바지에 접어든 이즈음,비취빛 청자를 만나러 가보자.

"남도답사 1번지"로 불리는 강진은 고려 청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강진의 또 다른 이름 청자골골은 그래서 붙은 이름이다.

하늘 청자라 했던가.

고려 청자 하면 가을 하늘을 닮은 빛깔과 선의 아름다움,섬세하고 세련된 문양을 으뜸으로 친다.

비취 그릇에는 신비와 혼이 담겨 있다.

학이 나는 듯한 모양은 영혼의 샘 바로 그것이다.

강진이 고려청자의 도요지가 된 것은 지리적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도자기를 굽는데 필요한 흙과 물,땔감으로 쓰는 나무,기후,원료를 운반하는 뱃길,가마를 만드는데 필요한 적당한 경사지 같은 요소들이 딱 맞아떨어지는 까닭이다.

강진만이 지니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은 청자문화를 꽃피우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내륙 깊숙히 바닷물이 들어와 있고 야트막한 산들이 주위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잔잔한 파도는 늘 그대로이고 까막섬 고금도 조약도 같은 새끼섬들이 보초병처럼 서 있다.

강진군 위쪽을 가로지르는 탐진강은 장흥읍을 지나 구강포 앞바다로 흘러든다.

국내에서 강줄기가 가장 짧다는 이 강은 영산강 섬진강과 더불어 호남의 3대강으로 꼽힌다.

1급수를 자랑하는 이 강에는 여름이면 피라미와 은어떼가 거슬러오르고 아이들이 미역을 감는다.

이 강 유역에는 일찍부터 청자의 원료인 고령토가 생산되었다.

강진은 전국에 분포하는 고려청자 도요지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청자의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강진군 대구면 삼흥리에는 있는 도요지(사적 제68호)와 97년 문을 연 강진청자자료 박물관을 들 수 있다.

삼흥리 도요지에는 10~11세기의 초기 청자 가마터와 고려 토기를 굽던 가마,조선 시대 15~16세기의 분청사기 가마들이 남아 있다.

청자의 수집 보존 전시 연구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청자자료박물관은 청자의 변천 과정과 진품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답사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박물관에는 3만개의 청자 파편,가마터 등을 보존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1천원,중고생 5백원,어린이 4백원. 문의(061-432-3225). 청자를 빚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정성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흙을 물에 풀어서 휘저어 불순물을 없앤 다음 성형-정형-조각-장식-시유-소성을 거쳐 완성품이 되기까지는 무려 60~7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흙을 구울 때는 초벌은 8백도,본벌은 1천3백도의 열을 가해야 하며 이 일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틀 이상 계속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비색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불 바탕흙 유약의 3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어느 한 부문이라도 맞지 않으면 오롯한 자태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강진문화원(061-433-7373)에 연락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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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강진읍에서 30분마다 운행하는 마량행 군내버스를 타고 대구면 사당리 청자도요지에서 내리면 된다.

30분 소요.


승용차로는 강진읍내에서 마량 방면 23번 국도-미산마을 4거리(좌회전)-정주사 방면 군도-대구면 도요지로 이정표를 잡는다.

글:김맑음 < 여행작가 > E-mail:Kmur64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