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모든 주요 경제현안들이 ''50년 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뜻깊은 역사적 사건에 묻혀 버린 듯 했다.
이산가족 상봉 보도로 인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지면에서도 한국경제신문은 짜임새있게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의 자구책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영업실적, 남북경협 및 유가전망 등 지난주 주요 경제현안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14일자에서 ''정주영씨 차 지분 매각''이라는 1면 머리기사와 3개면에 걸친 현대의 자구책에 대한 소개는 외환은행장과의 인터뷰기사와 함께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제공했다.
현대건설 유동성 전망과, 자구안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불만, 또한 내달 탄생할 현대차그룹에 대한 보도는 경제지로서의 경제분야 심층 분석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이러한 자구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15일자에서 보도되었다.
''금융시장 현대 충격 벗었다''로 시작한 기사에서 한국경제신문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 채권 시장의 안정, 계열 분리될 자동차 및 중공업의 회사채 및 CP(기업어음)가 최근 거래되기 시작한 점을 들어 시장이 현대충격을 극복하는 것으로 보도하였다.
하지만 시장의 하루 반응으로 ''현대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현상은 심리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면 사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더욱 나빠진다.
반대로 낙관적인 전망이 팽배하면 실제보다 경기가 좋아진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편승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한다.
''블랙먼데이''처럼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식가격 하락이 대표적인 예이다.
좋은 경제신문은 이러한 편승효과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충격''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위축된 심리를 돌리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기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낙관적 기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좀 더 설득력 있는 분석자료를 시리즈로 내놓아야 할 것이다.
16일자는 모든 신문이 ''남북이산가족 상봉''으로 채워졌다.
한국경제신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한국경제신문은 남북경협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북한 시장경제의 규모에 대한 전문가 연구논문을 분석 보도하였다.
남북관계를 경제신문 답게 시장의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는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고 하겠다.
17일자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영업 실적이 발표되었다.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11조원으로 사상 최대가 된다는 보도뿐만 아니라, 나아가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실상들도 심층 분석하였다.
상장법인의 경우 전체 순이익이 삼성전자를 비롯 몇 개 기업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리는 기사와 닷컴 기업의 대표적인 주자들도 순이익에서는 흑자를 냈지만 영업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 등은 독자들이 11조원 순이익의 허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고유가'' 행진은 저물가 저금리의 국내 경제정책 기조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중요 변수이다.
18일자의 ''유가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도표와 함께 분석한 기사는 대학 학부 경제학 교재로 사용하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짜임새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