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에서 사이버 전쟁이 한창이다.

석유거래 인터넷사이트들이 잇따라 등장,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연결되는 기존 유통망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가격을 할인해 주거나 신속한 배달을 약속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이 계열 대리점과 주유소들이 전자상거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있다.

정부는 전략물자인 석유의 인터넷거래가 몰고올 파급 효과를 주시하며 석유 유통제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석유전자상거래의 가장 초보적인 형태는 기존의 대리점이나 주유소들이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주문받는 방식이다.

경기도 지역에 15개의 주유소를 보유한 서일석유(www.oilsales.co.kr)는 인터넷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2드럼 이상을 구입할 경우 경유는 드럼당 9천원, 등유는 1만2천원 깍아주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이 회사는 고객이 주문하면 3시간안에 배달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또 구입 석유 제품의 배달상황까지 알아 볼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측은 GPS(인공위성차량추적시스템)를 이용해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탱크로리에서 배달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림석유(w-oilsales.co.kr) 경일석유(kioil.co.kr) 중앙석유 (caoil.com) 등도 서일석유처럼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거나 주문받고 있다.

인터넷으로 경매하는 회사도 있다.

오일비드(www.oilbid.co.kr)는 매일 오전 석유제품을 경매에 부친다.

경매 대상은 다음날 인도될 경유와 등유다.

경유의 경우 하루 낙찰량은 1만6천리터 정도.

기업체나 공장 건설현장, 아파트, 무폴주유소(특정정유사 간판을 내걸지 않는 주요소)가 주로 구매주문을 낸다.

반면 대리점이나 주유소들이 판매주문을 내놓고 있다.

싸이버페트로(cyberpetro.co.kr)도 보일러등유 디젤발전기용경유 윤활유 등을 입찰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

회비와 함께 거래금액별로 0.1-0.2%의 수수료를 받는다.

페트로마켓(petromarket.co.kr)은 역경매 전문사이트다.

구매 희망자가 지역이나 물량 가격을 입력하면 적합한 거래상대를 골라 연결시켜 준다.

수수료는 리터당 2원씩이나 회원확보를 위해 연말까지 면제하고 있다.

이들 석유 전자상거래업체들은 석유제품을 주로 취급하지만 탱크로리 주유기 등 주유소에 필요한 자재도 취급한다.

또 구인 구직 신청난을 만들어 인력중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석유 전자상거래는 그러나 아직 활발한 것은 아니다.

구입 주문에 비해 제공 물량이 모자라는 편이다.

이는 기존 정유사들이 계열 대리점이나 주유소들로 하여금 전자상거래 전문사이트에 물량을 내놓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

기존 정유사들은 석유전자상거래가 탈법거래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러 회사 물량이 섞여서 유통되면 상표표시제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고 법으로 금지된 수평거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

현행 석유사업법은 여러 회사의 제품이 마구 섞여 유통됨으로써 불량품이 끼여드는 것을 막기위해 소규모 일반판매점이 주유소에 물량을 공급하거나 주유소끼리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거래상대방을 확인한뒤 법을 위반하지 않는 거래만을 성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넷오일(net-oil.co.kr)의 경우 프로그램 자체를 적법 거래만 체결되도록 짰다.

또 판매자는 정유사와 대리점 수입사들로, 구매자는 주유소와 기업체 부판(일반판매소)으로 제한하고 있다.

구매자나 판매자들로부터 회원등록을 받을때 직원들이 일일이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다고 이 회사 전홍철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정유업체들은 "확실한 보장장치가 없다"며 불만이다.

석유전자상거래는 막을수 없는 대세다.

석유 전자상거래의 확산이 현행 석유산업정책의 골간을 흔들 것이라는 반론에도 불구하고 각 사이트에는 석유제품을 사겠다는 주문들이 밀려 있다.

공급만 원활하면 거래는 비약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정유사별로 계열 대리점이나 주유소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자상거래를 실시하는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