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은 무엇일까.

아마 정보기술(IT)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인터넷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인터넷은 정보기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전세계 기업들 사이에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정보기술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이를 위해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을까.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 그룹은 최근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흥미를 끌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기술 도입에 가장 선도적인 기업들의 경우 올해 정보기술 부문에 매출액의 평균 11%, 종업원 1인당 평균 1만7천5백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 도입면에서 중간 정도를 형성하고 있는 업체들은 매출의 평균 5%, 종업원 1인당 2만1천달러를, 그리고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업체들은 매출액의 3%, 종업원 1인당 1만1천달러를 정부기술분야에 지출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전세계 5백1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이들 기업들의 평균 매출은 16억달러, 종업원수는 평균 6천2백명이었다.

또한 2001년에는 기업들의 IT 관련 지출이 매출의 평균 5.27%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돼 1998년의 2.9%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트너 그룹은 2005년 전형적인 미국 기업들의 경우 매출액의 10%를, 유럽 대형 기업들의 경우 매출액의 7.5%를 IT 부문에 지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업체들이 기술도입면에서 중간 정도의 업체가 되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최소한 IT 관련 지출을 1백60%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중간 정도 업체들이 선도적인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2백20% 늘어난 많은 돈을 IT 부분에 지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가트너 그룹은 현재 IT 지출이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3년 후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많은 기업의 경영자들이 IT 지출 시기를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가 추세에 있는 기업의 e비즈니스 지출은 전체 IT 예산의 16%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가트너 그룹은 오는 2005년 기업 IT 예산의 30~50%가 e비즈니스에 할애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01년 IT 업체들의 IT 예산에서 e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23%를 기록한 부동산 및 보험 업체나 21%를 기록한 제약 및 소매 업체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2001년 기업들의 ERP(전사적 자원관리)와 관련된 비용이 전체 IT 예산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돼 ERP 부문이 여전히 IT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99년 ERP의 비중이 전체 IT 예산의 22.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트너 그룹은 기업들이 당초 ERP에 책정됐던 자금을 e비즈니스 부문으로 재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분별로는 2001년 전체 IT 예산에서 ERP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조업체들이 가장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응용소프트웨어제공(ASP) 준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우 2001년 전체 매출의 11% 이상을 IT 부문에 지출할 예정이며 통신업체들의 IT 지출은 전체 산업에서 중위권 수준인 전체 매출의 8.3%, 증권업의 경우 8.9%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