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법위에 떼, 떼 위에 정서..강만수 <디지털경제硏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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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일리노이의 수련회에서 4천5백여명의 목사들이 모인 가운데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한 신앙고백을 했다.
"나는 언제나 용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 세계 앞에 서서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엄청난 실수에도 국민들의 관용과 변함없는 지지에 머리숙여 감사합니다.
…내가 철저히 무너지고 숨길게 남지 않았을 때 해야만 할일을 하는데 자유로워졌습니다.
하원의 탄핵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한주일 후 로버트 레이 특별검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한 뒤 그를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클린턴은 "법정에 서야할 일이 있으면 기꺼이 서겠다"고 했다.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위증 때문에 하원에서 의결된 탄핵안을 상원이 부결시킴으로써 클린턴은 큰 상처를 입고도 대통령직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 물러나게 됐다.
클린턴 대통령의 신앙고백이 보도되던 날 말레이시아 법원은 19년 장기집권자 마하티르 총리의 후계자로 떠올랐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에게 동성애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권력남용죄로 이미 받은 6년형을 합쳐 15년의 옥살이를 하면 사실상 그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미국의 대통령후보 앨 고어는 "안와르를 정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마하티르가 지휘한 정의를 조롱하는 우스개 쇼"라고 비난했고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시 외무장관은 "말레이시아 사법체계의 부패가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97년말 아시아 외환위기때 ''ASEAN+6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필자가 만난 안와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형무소로 가는 사진을 보면서,법치국가인 미국에서 법을 위반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부결하고 다시 기소하면 기꺼이 법정에 서겠다는 법치주의와,세계가 안와르의 재판을 정치적 음모로 보고있는 또 다른 법치주의를 보면서,우리의 법치주의는 어디쯤 와 있는가를 생각한다.
인간이 가장 많이 피를 흘리고 쟁취한 가치중의 하나가 법치주의(rule of law)고 그것의 실현정도가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한다.
''법 중에 법''이라는 우리의 헌법은 얼마나 잘 지켜왔으며 우리의 법집행은 국민들에게 얼마나 정의롭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지난 6월엔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의사들이 법을 무시하고 폐업에 들어갔다가 여야영수회담에서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약사법 재개정을 약속받고 폐업을 풀었다.
폐업을 주도한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은 구속되고 신상진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지명수배됐다.
8월들어 의사들은 재개정된 약사법이 자기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다시 폐업에 들어갔다가 신상진 의쟁투 위원장은 체포되고 다음날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은 ''석방하는 것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나고 폐업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법이 있는데도 법을 무시하고 폐업하는 의사들과, 숨었던 사람은 잡혀가고 잡혀갔던 사람은 풀려나는 것을 보고, 지키지도 못하는 법을 왜 만들어 그렇게 무시당하고 쉽게도 잡혀가고 쉽게도 풀려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정부는 ''법대로 원칙대로 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은''법 위에 떼있고,떼 위에 정서있다''고 믿고있다.
법이 있는데도 떼를 쓰니 고쳐주고,떼를 쓰다 잡혀가선 정서 때문에 풀어주니 법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보게 돼버렸다.
미국은 대통령도 기소되면 기꺼이 법정에 서겠다는 법치주의 속에 법을 위반해도 탄핵소추를 면제해 준 상원을 아무도 비난하지않는 ''법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말레이시아는 세계가 정치음모라 해도 ''밉다''는 정서 때문에 부총리도 동성애로 9년형이 선고되는 ''또 다른 법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떼와 정서보다 법이 앞서는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나아가 미국 같은 ''법으로부터의 자유''까지 누릴 수 있을까.
"나는 언제나 용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 세계 앞에 서서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엄청난 실수에도 국민들의 관용과 변함없는 지지에 머리숙여 감사합니다.
…내가 철저히 무너지고 숨길게 남지 않았을 때 해야만 할일을 하는데 자유로워졌습니다.
하원의 탄핵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한주일 후 로버트 레이 특별검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한 뒤 그를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클린턴은 "법정에 서야할 일이 있으면 기꺼이 서겠다"고 했다.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위증 때문에 하원에서 의결된 탄핵안을 상원이 부결시킴으로써 클린턴은 큰 상처를 입고도 대통령직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 물러나게 됐다.
클린턴 대통령의 신앙고백이 보도되던 날 말레이시아 법원은 19년 장기집권자 마하티르 총리의 후계자로 떠올랐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에게 동성애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권력남용죄로 이미 받은 6년형을 합쳐 15년의 옥살이를 하면 사실상 그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미국의 대통령후보 앨 고어는 "안와르를 정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마하티르가 지휘한 정의를 조롱하는 우스개 쇼"라고 비난했고 캐나다의 로이드 액스워시 외무장관은 "말레이시아 사법체계의 부패가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97년말 아시아 외환위기때 ''ASEAN+6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필자가 만난 안와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형무소로 가는 사진을 보면서,법치국가인 미국에서 법을 위반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부결하고 다시 기소하면 기꺼이 법정에 서겠다는 법치주의와,세계가 안와르의 재판을 정치적 음모로 보고있는 또 다른 법치주의를 보면서,우리의 법치주의는 어디쯤 와 있는가를 생각한다.
인간이 가장 많이 피를 흘리고 쟁취한 가치중의 하나가 법치주의(rule of law)고 그것의 실현정도가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한다.
''법 중에 법''이라는 우리의 헌법은 얼마나 잘 지켜왔으며 우리의 법집행은 국민들에게 얼마나 정의롭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지난 6월엔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의사들이 법을 무시하고 폐업에 들어갔다가 여야영수회담에서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약사법 재개정을 약속받고 폐업을 풀었다.
폐업을 주도한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은 구속되고 신상진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지명수배됐다.
8월들어 의사들은 재개정된 약사법이 자기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다시 폐업에 들어갔다가 신상진 의쟁투 위원장은 체포되고 다음날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은 ''석방하는 것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나고 폐업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법이 있는데도 법을 무시하고 폐업하는 의사들과, 숨었던 사람은 잡혀가고 잡혀갔던 사람은 풀려나는 것을 보고, 지키지도 못하는 법을 왜 만들어 그렇게 무시당하고 쉽게도 잡혀가고 쉽게도 풀려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정부는 ''법대로 원칙대로 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은''법 위에 떼있고,떼 위에 정서있다''고 믿고있다.
법이 있는데도 떼를 쓰니 고쳐주고,떼를 쓰다 잡혀가선 정서 때문에 풀어주니 법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보게 돼버렸다.
미국은 대통령도 기소되면 기꺼이 법정에 서겠다는 법치주의 속에 법을 위반해도 탄핵소추를 면제해 준 상원을 아무도 비난하지않는 ''법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말레이시아는 세계가 정치음모라 해도 ''밉다''는 정서 때문에 부총리도 동성애로 9년형이 선고되는 ''또 다른 법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떼와 정서보다 법이 앞서는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나아가 미국 같은 ''법으로부터의 자유''까지 누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