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5일 독일 포츠담.

이 곳에서 열린 세계초음파의학회(WFUMB)정기이사회에 참석한 서울의대 최병인교수는 평생 잊지못할 날이었다.

이사회는 이날 이사들의 비밀투표를 거쳐 2006년 열릴 제11차 학술대회 후보지로 서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3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WFUMB 학술대회는 세계 각국 의대교수들과 관계자 3천여명이 참석하는 메머드급 국제회의다.

회의기간도 무려 1주일에 달해 이 대회를 유치할 경우 대외 이미지 제고는 물론 엄청난 외화를 거둬들일 수 있다.

당시 학술대회 유치 경쟁 대상은 호주 브리스번시.

WFUMB 본부가 호주에 있는데다 브리스번시는 대회 유치를 위해 몇 년전부터 로비활동을 벌여 강력한 후보도시로 꼽혀왔다.

이에 반해 대한초음파의학회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은 98년 11월.

정기이사회가 열리기 불과 10개월 전이었다.

99년 6월 유치후보지로 WFUMB측의 승인이 떨어지자 그때부터 의학회측과 한국관광공사의 "번개작전"은 시작됐다.

남은 기간은 고작 3개월.

의학회측은 관광공사와 공동으로 다섯 차례에 걸친 유치단 실무회의를 통해 유치제안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제작하는 한편 서울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에 돌입했다.

서울이 최종 후보지로 채택된 결정적인 계기는 관광공사가 주도권을 갖고 유치를 추진했던 점.

대한의학회의 유치추진위원회는 의사들로만 구성돼 있어 노하우나 인력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관광공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WFUMB 이사들이 만족할만한 내용의 유치제안서와 프리젠테이션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