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한 편이 있다.

관리들의 부정부패 문제를 정면으로 폭로한 ''성쓰줴쩌(生死抉擇:생사결택)''가 그 것.

한 지방도시 시장이 시정부에 만연하는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는 모습을 사실적 영상과 치밀한 심리묘사로 보여주는 영화다.

그는 가족이 부패와 연루된 것을 알고는 인간적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 인민을 선택,인민과 함께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그런가 하면 베이징(北京) 서부 군사박물관에서는 ''반(反)부패 전람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람관에는 부패와 연루돼 사형당한 고위공직자,부정부패에 따른 주민피해상황,부정부패의 근본원인 등을 설명하는 사진과 도표가 전시돼 있다.

하루 1만5천여명이 전람관을 찾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영화 ''성쓰줴쩌''와 ''반부패 전람회''는 중국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역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영화를 관람했던 한 베이징 시민은 "부정부패에 맞서는 주인공에게서 대리만족을 느꼈다"며 "이 영화에 나오는 부패는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이 영화와 전시회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영화와 전시회를 적극 선전하는 한편 고위 지도자들도 이를 관람토록 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천바오(晨報)는 자칭린(賈慶林)당서기, 류치(劉淇)시장 등 베이징시정부 영도자들의 영화 관람기를 1면 톱으로 싣기도 했다.

중국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이다.

그러나 부패는 근절되기는 커녕 오히려 뿌리를 더욱 깊게 내리고 있다.

중국지도부는 공직자 부패 문제로 민심이 공산당에서 떠나가고 있어 초조해 하고 있다.

최근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정치 사상공작을 강화하고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관영언론들도 "중국에는 지금 ''부패 특권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 부패추방을 위해 ''생사가 달린 선택(生死抉擇)''을 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