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4일 김대중 정부의 집권 2년반을 ''총체적인 실패''라며 혹평했다.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 취임 2년반을 하루 앞둔 이날 특별성명 및 2백50쪽 분량의 ''DJ정부 2년반 평가''란 백서를 통해 이같이 평가하고 "특히 공공 기업 금융 노동 등 4대 부문의 개혁은 외형적 개혁에 머물러 각 경제주체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 개혁 =대안없는 정책으로 기업가를 공적(共敵)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비하했다.

기업이 원하지 않은 무리한 빅딜을 추진했으나 결국은 현대가 LG의 반도체를 빼앗아 간 것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인위적이고 불완전한 정보에 입각한 ''빅딜''로 국익손실 및 기업활동 위축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담았다.

더욱이 LG가 거부할 때는 금융권여신중단의 압박을 가하더니 현대가 버틸 때는 은행장들을 모아놓고 대출금 만기연장을 강요하는 등 ''봐주기식''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나치게 재벌의 부정적 측면만 집중 조명해 국가경제의 큰 축인 기업가들의 의욕을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금융 개혁 =1백조원을 투입하고도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아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불러왔고 여기에 ''제2의 경제위기''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에 대한 지원은 ''살려야 할 필요도 없고 살아남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오히려 ''허무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미 12조원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수조원의 투입이 예상되는 제일은행을 5천억원에 외국에 넘긴 것은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라고 꼬집었다.

▲공공 개혁 =정부조직 개편은 목적의식이 불분명했기 때문에 수차례 바뀌는 등 혼선을 초래했으며 특히 정부 부처내 실.국.과의 수 줄이기가 개혁의 본질이 돼버려 정책결정의 투명성, 공무원 사회의 경쟁제 도입 등 핵심문제가 소외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노동 개혁 =개별사업장의 정리해고에 정부가 무원칙하게 개입, ''버티는 것이 장땡''이라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도 민원해결을 위한 로비 및 힘겨루기의 장이 됐다고 질타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