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자 강준혁(53·스튜디오 메타 대표)씨.

그는 한국 문화산업의 개척자로 통한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문화행사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갔다.

대표적인 지방 문화축제로 자리잡은 ''춘천 인형극제''와 97년 화제가 됐던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98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한국주간''이 강씨 기획작품이다.

그가 최근 문화산업 분야 전문가 양성을 위해 ''문화산업 기획자 40인과 함께 하는 새로운 문화벤처 5개 분야''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국내 저명한 문화기획자들이 참여해 문화벤처 기획자,문화·관광 큐레이터,웹 아트매니저,시티 마케팅 매니저,아트 마켓 매니저 등 문화산업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를 강의하는 과정이다.

"문화적 창조력과 전문적 경영마인드가 결합된 인적 자원이 튼튼하게 형성될 때 문화의 국제경쟁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한국인의 기질과 감성을 바탕으로 21세기 우리 문화산업을 선도해나갈 문화예술경영인을 길러내는 게 목표지요"

강씨는 단순히 강의에 그치지 않고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참여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모델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그는 76년 ''소극장 운동''을 벌이면서 문화기획자로 나섰다.

''세실극장''의 개관에 참여했고 77년 ''공간사랑''을 열어 초대 극장장을 지내기도 했다.

팬터마임의 유진규,일인 창무극의 공옥진,사물놀이 김덕수 등이 무명시절 그의 무대를 밟았다.

이뿐 아니다.

93년 대전엑스포 길놀이,94년 동학 1백주년 기념행사,95년 광복 50주년 길놀이,96년 대구 달구벌축제 거리퍼레이드,97년 국제아트페스티벌 ''홍신자 신판굿'' 등 굵직한 행사가 모두 그의 머리속에서 나왔다.

강씨는 ''장기적인 문화정책의 부재''를 우리 문화산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가를 길러내는 것이 급선무인데 당장의 수익성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다.

그는 "경제논리를 갖고 문화에 접근해서는 안된다"면서 "지금은 창조적인 문화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02)3673-4591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