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벤처기업 활성화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은 지금과 같은 침체상태를 방치하면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사그라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을 21세기 우리 경제를 이끌고 나갈 중요한 견인차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코스닥시장의 폭락으로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 벤처.코스닥 활성화방안 왜 필요한가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10일 283.44를 기록한 뒤 추락을 거듭했다.

급기야 110선 밑으로 떨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 상태가 장기화되면 조정차원을 넘어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시장이 붕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벤처기업의 성공여부는 우리경제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벤처기업 문제는 두가지 방향에서 풀어야 한다"면서 "벤처기업의 사기를 올려주고 사업이 잘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하나이고 공급물량 과다로 침체를 면치 못하는 코스닥시장을 손질하는게 또 다른 하나"라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은 벤처기업 중심으로 =정부는 코스닥시장 위축의 핵심요인을 수급 불균형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국민카드 등과 같은 대형사들이 코스닥시장의 자금을 쓸어가면서 순수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진입한 대형사는 그대로 두더라도 앞으로는 대형사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출범초기에는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대형기업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코스닥시장이 벤처기업 중심이 되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외에도 공급물량 과다문제를 직접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을 추진중이다.

아울러 지방 벤처기업들이 보다 많이 등록되도록 하는 특단의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 코스닥 등록 질적요건 계량화 =정부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망 벤처기업이 쉽게 등록될 수 있게 등록기준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 코스닥 등록은 회사설립연도 자본금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 외형을 보는 ''양적 기준''과 성장가능성 수익잠재력 등을 따지는 ''질적 기준''에 따라 코스닥위원회가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적 기준이 ''사업위험이 없는 경우'' 등 추상적인 문구의 나열에 그치고 있어 코스닥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또 곧 공청회를 열어 코스닥시장에 지수선물 상품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상품이 만들어지면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에 따른 손해를 헤지(회피)할 수 있게 된다.

매수차익거래 등 현물과 선물을 연계시킨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다.

◆ 벤처 M&A 활성화 =벤처기업이 합병을 할 때 주식교환(스왑) 방식을 택하면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신주발행 방식을 쓰면 상법상 자본금 충실원칙에 따라 매입자로부터 현금을 받아야 한다.

합병하려면 세금을 물거나 거액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재경부는 구주 교환시 양도세 감면을 세제실에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주발행시 현금을 받도록 하고 있는 상법규정은 현실적으로 고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