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벤처창업 '갑론을박'.."시대적 큰흐름"-"한우물만 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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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최근 교수의 벤처창업 및 기업활동에 대한 규정안을 내놓았다.
"대학교수 벤처사장"이 크게 늘면서 교수의 벤처활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이를 계기로 교수의 벤처활동에 대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6백여명의 대학교수들이 벤처기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고문 기술자문 등을 포함할 경우 적어도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수의 벤처기업 활동을 둘러싼 견해들을 정리해 본다.
<>벤처창업은 시대적 큰 흐름=교수의 벤처창업은 시대적 흐름이며 실험실 벤처가 대학의 연구활동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학이 첨단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교수의 벤처창업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터보테크 사장)은 "연구비 부족으로 허덕이는 대학의 만성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및 학생들의 취업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실험실 벤처가 활성화되면 연구 성과물에서 나온 이윤을 다시 연구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으며 특히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립대학들의 문제도 벤처활성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실 벤처의 등장으로 교수의 교육 및 연구활동이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은 과장됐다는 것.미국의 MIT 등지에서도 교수가 벤처기업활동을 위해 교직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의 교수는 벤처를 하더라도 대학을 떠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의 연구수준도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응용학문인 공학의 경우 이론연구뿐만 아니라 현장감각을 익히는 것이 연구나 교육측면에서 유익하다는 것이 미국 학자들 사이에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교수 기업가"가 연구결과를 논문이나 수업에 곧장 반영할 수 있어 학문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과제도 대학의 적극적인 벤처지원으로 자연스럽게 풀 수 있다는 것. 이면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벤처정신이란 획일적인 기준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규석 강원대 교수는 "아직 지방 대학의 경우는 실험실 창업의 사례도 드문편"이라며 "교수들이 지나치게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문제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수의 사회참여가 학문발전에 도움을 주는 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인2역으로 인한 부작용 크다=반대론자들은 교수 창업이 교육현장에서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논문을 쓰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랄 교수들이 창업에 나선다면 교육이 부실해진다는 것. 또 교수의 벤처활동으로 당장 제품화할 수 있는 응용기술에 주력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대학은 일반 기업들이 매달리기 힘든 분야의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그 연구성과를 상용화하는 것은 민간 기업들이 맡아야 한다는 "원칙론"이 강조된다.
교수들의 평가를 당장 눈에 보이는 상용화 등의 실적평가로 하는 대학당국의 문제도 있다.
최근엔 공공 연구소에서도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길게 볼 때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플래티넘기술투자 이창수 사장은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기업인 출신이 아닌 교수들이 기업을 경영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학문과 산업발전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교수의 창업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지만 학문과 사업이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수들이 기술자문 등으로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간접 겸직도 마찬가지 문제점을 나타낸다는 것.어느 교수는 한 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모두 5개기업의 이사 및 고문 등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교수"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기술과 솔루션 등에 신뢰감을 더해주므로 많은 벤처기업들이 교수들에게 줄을 대고 있다.
"A교수와 공동 개발했다" "B교수 실험결과 성능이 확인됐다"는 발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김성희 원장은 "미국 벤처의 경우 벤처창업을 한 교수가 끝까지 사장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연구개발과 사업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김태철.서욱진 기자 synergy@hankyung.com
"대학교수 벤처사장"이 크게 늘면서 교수의 벤처활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이를 계기로 교수의 벤처활동에 대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6백여명의 대학교수들이 벤처기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고문 기술자문 등을 포함할 경우 적어도 1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수의 벤처기업 활동을 둘러싼 견해들을 정리해 본다.
<>벤처창업은 시대적 큰 흐름=교수의 벤처창업은 시대적 흐름이며 실험실 벤처가 대학의 연구활동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학이 첨단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교수의 벤처창업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터보테크 사장)은 "연구비 부족으로 허덕이는 대학의 만성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및 학생들의 취업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실험실 벤처가 활성화되면 연구 성과물에서 나온 이윤을 다시 연구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으며 특히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립대학들의 문제도 벤처활성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실 벤처의 등장으로 교수의 교육 및 연구활동이 상대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은 과장됐다는 것.미국의 MIT 등지에서도 교수가 벤처기업활동을 위해 교직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의 교수는 벤처를 하더라도 대학을 떠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들의 연구수준도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응용학문인 공학의 경우 이론연구뿐만 아니라 현장감각을 익히는 것이 연구나 교육측면에서 유익하다는 것이 미국 학자들 사이에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교수 기업가"가 연구결과를 논문이나 수업에 곧장 반영할 수 있어 학문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과제도 대학의 적극적인 벤처지원으로 자연스럽게 풀 수 있다는 것. 이면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벤처정신이란 획일적인 기준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규석 강원대 교수는 "아직 지방 대학의 경우는 실험실 창업의 사례도 드문편"이라며 "교수들이 지나치게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문제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수의 사회참여가 학문발전에 도움을 주는 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인2역으로 인한 부작용 크다=반대론자들은 교수 창업이 교육현장에서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논문을 쓰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랄 교수들이 창업에 나선다면 교육이 부실해진다는 것. 또 교수의 벤처활동으로 당장 제품화할 수 있는 응용기술에 주력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대학은 일반 기업들이 매달리기 힘든 분야의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그 연구성과를 상용화하는 것은 민간 기업들이 맡아야 한다는 "원칙론"이 강조된다.
교수들의 평가를 당장 눈에 보이는 상용화 등의 실적평가로 하는 대학당국의 문제도 있다.
최근엔 공공 연구소에서도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길게 볼 때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플래티넘기술투자 이창수 사장은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기업인 출신이 아닌 교수들이 기업을 경영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학문과 산업발전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교수의 창업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지만 학문과 사업이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수들이 기술자문 등으로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간접 겸직도 마찬가지 문제점을 나타낸다는 것.어느 교수는 한 회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모두 5개기업의 이사 및 고문 등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교수"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기술과 솔루션 등에 신뢰감을 더해주므로 많은 벤처기업들이 교수들에게 줄을 대고 있다.
"A교수와 공동 개발했다" "B교수 실험결과 성능이 확인됐다"는 발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김성희 원장은 "미국 벤처의 경우 벤처창업을 한 교수가 끝까지 사장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연구개발과 사업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김태철.서욱진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