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원 추석선물 시장을 잡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유통시장에서는 연중 최고의 대목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할인점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인터넷쇼핑몰 등도 추석특수잡기에 한창이다.

유통업체들은 올 추석선물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외환위기 이후 오랜 침체를 벗고 사상 최고수준의 경영실적을 거둔 기업들이 많아 이번 추석날 "선물 씀씀이"가 어느 때보다 넉넉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올 추석 선물시장의 뚜렷한 특징은 "3강(强)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할인점, 상품권, 고급양주가 선물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

우선 할인점의 경우 올들어 신규점포수가 급속히 늘면서 추석선물시장의 주요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다.

할인점은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기존 재래시장 및 슈퍼마켓 이용객을 빠른 속도로 흡수해 나가고 있다.

백화점식 서비스의 도입 역시 "할인점 돌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대형 할인점 업체들은 택배업체와 연계, 상품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을 비롯 선물포장을 백화점수준으로 고급화했다.

가격경쟁력과 고급서비스로 무장한 할인점들의 올 추석매출(추석전 10일간 기준)은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신세계 E마트의 경우 금년 추석시즌 예상매출은 1천2백60억원으로 전년보다 80% 이상 높게 잡았다.

롯데 마그넷 역시 지난해 3백43억원에서 올해는 7백억원으로 1백% 이상 매출이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킴스클럽의 예상매출은 3백억원으로 작년보다 1백10억원 이상 늘어났다.

"상품권 신드롬" 역시 올 추석시장의 새로운 특징이다.

이전까지 추석선물의 대표 상품은 갈비, 굴비세트 등과 같은 고급식품이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백화점상품권이 최고의 인기선물로 급부상했다.

이는 대형 백화점들이 주유소 호텔 등과 제휴를 확대, 상품권의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 추석 때는 백화점 3사(롯데, 현대, 신세계)의 상품권 "독식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갤러리아 삼성플라자 등 다른 백화점의 매출 비중도 30%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이상범 상품권팀장은 "상품권은 상품선택의 고민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시장규모는 올해 4천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양주의 강세도 눈에 띈다.

각 백화점에서 내놓은 고가(高價)선물이 갈비나 굴비, 자연송이 등에서 최고급 양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롯데, 뉴코아백화점의 경우 3백20만원짜리 루이13세와 헤네시리처드를 올 추석선물로 새롭게 선보였다.

또 현대백화점은 이전에 보르도, 메독 등과 같은 4만~5만원대 와인세트를 주로 판매했으나 올해는 샤토카망삭 샤토로잔가시에 등과 같은 30만원대 고급상품을 집중 판매할 계획이다.

숙성기간이 12년 이상인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두산씨그램의 경우 올해 추석시장에서 시바스리갈18년, 윈저17년 등의 선물세트 수요가 3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