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극복과정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외환위기 극복 이후 기업간의 성장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외환위기 이후 기업 성적표''란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전후의 경상이익률 변화를 토대로 4백52개 상장기업의 유형을 ''고공행진형''''위기해소형''''진로모색형''''부진지속형''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고공행진형은 외환위기 전(95∼96년)과 위기 중(97∼98년),위기 후(지난해) 등 세 기간 모두 경상이익률이 상장사의 평균치를 넘어선 기업으로 전체의 42.3%에 해당하는 1백91개사가 여기에 속했다.

전자 및 정보통신 등 성장업종의 대기업과 재무구조가 견실한 중견기업 및 포철,에스오일 등이 고공행진형으로 평가됐다.

위기 전이나 위기 중에는 경상이익률이 상장사의 평균 이하였지만 위기 후 오히려 평균 이상으로 올라선 기업은 위기해소형 기업으로 전체 상장사의 24.3%인 1백10개사에 이르렀다.

주로 전통적인 중후장대형 기업들이며 이들은 위기 전에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이자지급에 충당하는 등 재무구조가 불안정했지만 위기 후 보유자산을 적극 매각해 유동성을 보완했다.

88개사로 19.5%를 차지한 진로모색형은 위기 전 경상이익률이 평균 이상이었다가 위기 후 평균 이하로 떨어진 기업으로 수익률이 낮은 종합상사와 지난해 부실이 현실화된 새한그룹 등이 여기에 속했다.

이들 기업은 위기 중 구조조정의 성과를 내지 못해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종합상사의 경우 유상증자와 자산처분,비용절감 등에서 성과를 보였지만 매출이익률 자체가 낮아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실패했다.

부진지속형은 13.9%인 63개사로 위기 전이나 후,모두 경상이익률이 평균 이하에 머물고 있는 기업으로 대부분의 워크아웃기업과 건설 등 불황업종 업체가 포함됐다.

이들은 위기 중에는 구조조정을 소홀히 해 금융비용을 줄이지 못한 데다 위기 후에는 매출까지 격감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됐다.

고공행진형은 고부가가치화와 구조조정의 시스템화,위기해소형은 영업수익 기반확보를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진로모색형은 수익원천 발굴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 확보,부진지속형은 수익 회복 가능성 조기판단이 향후 과제로 지적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