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 환경비전21 사장 kedvw21@netsgo.com >

얼마 전 한 양돈업자가 돼지똥을 주원료로 한 액체비료 수백억원어치를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 수출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축산 폐기물을 무단으로 버리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하지만 일정한 과정을 거쳐 액체비료화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는 환경친화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요즘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재활용을 할 수 있는 품목도 다양해져 가고 있다.

그동안 재활용해왔던 비누나 화장지에서부터 사무용품 중고단말기 음식물쓰레기, 심지어는 목발 등 신체보조용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소비재 뿐만이 아니다.

폐타이어를 이용한 파이프 보호재,건축용 자재,포장 완충재 등 산업 현장에서의 재활용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렇듯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가 늘어나는 요인은 재활용을 통해 환경을 되살릴 수 있고 또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실시한 ''쓰레기 줄이기운동''과 1995년 시행한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해왔다.

그 결과 소규모 사업장과 가정에서의 생활쓰레기와 유통단계에서의 포장 쓰레기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1회용품 사용 감소와 리필(refill)제품 증가,다양한 재활용기술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렇다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재활용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재활용이 이뤄지는 곳은 주로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이다.

단독주택이 있는 곳은 재활용이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

또 재활용이란 것이 ''가정에서의 분리 처리''라고만 생각하는 의식도 문제다.

재활용품의 종류와 양이 늘어나는데 그것들을 재사용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IMF 외환위기때 시작한 근검절약 캠페인 ''아나바다(아껴 쓰고,나눠 쓰고,바꿔 쓰고,다시 쓰기)운동''이 시들해지고 있다.

아나바다 운동에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도 해마다 늘고 있다.

재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근검 절약을 위해서,그리고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재활용은 적극 추진돼야 한다.

또 재활용에 대한 기술개발과 제품의 소비촉진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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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필진 1일부터 바뀝니다 ]

9~10월 집필은 황성호(월 또는 일)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도널드 그로스(화)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변호사, 권원용(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오세훈(목)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동우(금) 환경비전21 사장, 권택영(토) 경희대 영문학부 교수가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