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현대자동차 그룹 10개사의 계열분리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의 독립 경영체제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현대그룹과 현대차 그룹간 지분보유 관계가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고 임원 상호겸임,상호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계열분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소그룹 계열분리는 5대그룹 가운데 핵심 업종이 떨어져 나간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업종 전문화라는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결실을 본 것으로 앞으로 다른 그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의 길을 걸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현대 사태''를 해결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측은 특히 이번 계열분리를 통해 자동차 부문에 대한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이 보다 확고해진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계열분리 과정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소지가 없어진 데 대해 안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인천제철과 삼표제작소가 소그룹에 편입됨으로써 관할 영역이 철강 부문으로 확대되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현대자동차 소그룹 구성=현대·기아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현대우주항공 오토에버닷컴 이에이치디닷컴 현대강관 인천제철 삼표제작소 등 10개 계열사로 구성된다.

지난 99년말 기준으로 현대차 소그룹은 매출 27조1천49억원,자산 31조7백23억원으로 단숨에 재계서열 5위(자산기준)로 올라서게 된다.

계열사 중 현대우주항공은 청산 예정이며 이에이치디닷컴은 위성영상서비스 사업,오토에버닷컴은 자동차 소그룹의 e비즈니스를 각각 담당하게 된다.

특히 관심은 인천제철에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인천제철이 임시로 편입된 것이라며 앞으로 계열에서 다시 분리한다는 당초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자동차 산업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철강업에 여전히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을 직접 관할하에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영전략 및 향후과제=자동차 소그룹은 9월 중순께 ''제2창사''에 버금가는 발전 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세계 5대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자동차 소그룹은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확대 및 통합시너지 효과의 극대화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다임러와의 제휴는 9월말 10%의 지분을 넘겨주는 것을 시작으로 포괄적 제휴안 공식 서명 등을 거쳐 월드카 공동개발,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연료전지차 공동개발과 엔진교환 등으로 제휴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소그룹은 또 그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흐트러진 체제 정비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력인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나머지 8개사의 통합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외부 임원의 영입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와 함께 경영권 안정을 위한 추가 지분매입도 추진중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