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반도체주식을 무더기로 내던져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외국인은 31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대거 팔아치워 주가를 30포인트나 끌어내리면서 종합주가지수를 단숨에 700 아래로 주저앉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0.31포인트나 폭락한 688.62에 마감됐다.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8월8일(666.08)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처음부터 급락세로 출발했다.

현대전자가 미국 램버스와 특허소송에 돌입했다는 소식으로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대거 매물로 쏟아냈다.

특히 UBS워버그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면서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외국인은 이날 2천9백73억원어치 가까이 팔아치워 하루 매도 규모가 올들어 두번째로 많았다.

선물가격이 급락하면서 선물과 연계한 프로그램매물도 1천7백억원 어치나 쏟아져 나왔다.

다음주 선물옵션동시만기일(더블위칭데이)을 앞두고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산 매수차익거래를 청산하기 위한 물량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도 전세계 통신주의 약세에 영향받아 각각 4.69%, 2.19%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36포인트 떨어진 108.59를 기록했다.

1일 발표될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에 기대할 만한 내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퍼졌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