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가을남자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하지만 어디 지금처럼 옷입기가 힘든 때가 또 있나.

계절과 계절이 맞물리는 환절기.가을옷을 입자니 너무 덥고 여름옷을 입자니 아침 저녁 날씨가 만만치 않게 선선하다.

이럴 때 멋과 실용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조끼다.

더군다나 벤처열풍과 맞물려 올해초부터 불어닥친 비즈니스 캐주얼의 강세로 조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입을 수 있는 4계절 아이템이 돼버렸다.

◆가을철 유행경향=올 가을은 예년에 비해 조끼의 스타일이 훨씬 다양해졌다.

목선이 V자형으로 팬 브이넥이나 라운드넥 이외에 지퍼나 벌크로 테이프(찍찍이)등으로 여밈처리를 해 활동적인 멋을 강조한 스타일,모자가 달려있는 프드 스타일,목부분이 약간 접히는 터틀넥 스타일 등이 조끼의 다양화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소재의 경우 울이나 면을 1백% 사용한 천연소재가 강세를 띠는 가운데 앙고라나 신축성이 뛰어난 스트레치 혼방,물세탁이 가능한 레이온 혼방 제품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날이 갈수록 고급스러워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캐시미어 혼방제품도 선을 보이고 있다.

색상은 검정 회색 베이지 감색 등을 기본으로 벽돌색 카키색 겨자색 보라색 등 다양한 컬러들이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무늬없는 조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문양이 있는 조끼를 고를 경우 자잘한 느낌의 줄 무늬,마름모꼴의 아가일 패턴,목선과 소매에만 로고를 넣은 원포인트 무늬가 유행할 전망이니 이를 염두에 둘 것을 권한다.

◆조끼 연출법=조끼를 입을 때는 안에 받쳐 입는 셔츠와의 조화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받쳐 입는 옷이 무늬가 없을 경우 조끼는 무늬가 있는 것으로,반대로 문양이 있는 옷을 이너웨어로 입었을 때는 단색 조끼를 겉에 입어 단정하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세트 상품은 조끼와 하의의 프린트나 색상 중 하나를 비슷한 톤으로 입으면 상대방에게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카키색 면바지와 남방에 잔잔한 체크무늬가 들어간 비슷한 톤의 조끼를 입는 스타일이 그런 예에 속한다.

입는 사람의 체형에 따라 연출법도 달라진다.

키가 작고 배가 나온 남성은 진한 색상에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것을 입으면 경쾌해 보이고 마른 체형은 베이지,은회색 등 밝고 환한 색 조끼를 입으면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구입요령=젊은층은 경쾌한 느낌을 주는 아가일 무늬가 좋고 중년층은 고급소재에 잔잔한 줄무늬가 가미된 것이 보기 좋다.

니트조끼를 고를 때는 조직이 세밀하게 잘 짜여있어야 세탁이나 마찰에 울이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울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는 세탁시 주의하지 않으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세탁할 때는 뜨거운 물은 피하고 가정용 울샴푸를 사용해야 한다.

세탁 후에는 일단 손으로 물기를 짜낸 뒤 큰 타월로 물기를 닦아내고 가급적 뉘어서 그늘에 말리는 게 좋다.

설현정·송종현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