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4년7개월만에 귀국한 서태지.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주도했던 그가 귀국후 어떤 활동을 펼칠지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요계는 물론이고 그의 공백기동안 새로운 대중매체로 떠오른 인터넷 업체들은 서태지 컴백쇼를 인터넷 방송으로 제공하기 위해 서버를 증설하고 서태지 특집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방송사는 그를 출연시키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체 홍보실도 그를 모델로 끌어들이려고 피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서태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그를 빼놓고는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서태지는 국내 음반시장을 10대 위주로 바꿔놓은 주인공이다.

1집의 "난 알아요"는 한국어로도 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대중가요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놨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한국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댄스 열풍도 서태지로부터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서태지의 영향력은 가요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한 "교실이데아"는 10대들 뿐 아니라 많은 기성세대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이 노래는 한동안 방송이 금지되기도 했다.

4집에 실린 "컴 백 홈"은 전국의 수많은 가출 청소년을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또 "발해를 꿈꾸며"를 통해 신세대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있다.

단순한 대중음악인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전반에 걸쳐 청소년계층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파워맨인 셈이다.

서태지의 컴백에 대해서는 그러나 기대와 회의가 엇갈리고 있다.

가요 평론가들은 "가요계의 중심을 이제까지의 기획자에서 아티스트로 바꾸는 역할을 그가 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의 열성팬들도 ""오빠"가 분명히 가요계를 다시 평정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반면 사회.문화적 상황이 달라진 음반시장에서 서태지가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혼자 가요계의 체질 변화를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음반 기획자들은 "서태지의 음반 판매량이 H.O.T나 조성모의 판매량을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요계 일각에서도 "스물아홉살인 서태지가 가요계의 주요 소비계층인 10대에게 발휘할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는 회의론을 내놓고 있다.

아무튼 서태지 컴백의 성패는 "난 알아요""하여가"등 음악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노래의 발표 여부에 달린 것 같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